인과응보의 법칙
인과응보의 법칙
  • 김수빈·임수하 수습기자 정리=정찬우 기자
  • 승인 2020.09.29 14:00
  • 호수 147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넘치는 생활 쓰레기에 숨막히는 지구

 

일러스트 심예지 기자
일러스트 심예지 기자

Prologue
코로나19로 이른바 ‘언택트’ 생활이 지속되면서 세계 쓰레기 배출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 일상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생활 쓰레기는 그 증가세가 더욱 심각하다. 특히 마스크 사용량 급증과 잦은 일회용품의 사용이 큰 원인이다. 지난 2일 환경부가 발표한 ‘전국 재활용자원 통계조사’에 따르면, 같은 기간 지난해 보다 약 11% 증가한 약 5천400톤의 생활 쓰레기가 매일 버려지고 있다.

쓰레기라고 다 같은 쓰레기가 아니다 
그렇다면 매일 발생하는 수많은 쓰레기를 우리는 어떻게 분류해야 할까? 우선 생활 쓰레기는 재활용 가능 여부에 따라 폐기용 쓰레기와 재생용 쓰레기로 구분된다. 폐기용 쓰레기는 말 그대로 재활용할 수 없는 쓰레기를 말한다. 흔히 각 가정에서 사용하는 종량제 봉투 쓰레기가 대부분 이에 해당한다. 최근 많이 버려지는 일회용 마스크 역시 환경부의 ‘재활용 분리배출 가이드라인’에 따라 일반 생활 폐기물로 분류된다.

한편 재생용 쓰레기는 앞서 말한 폐기용 쓰레기와 달리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다. 대표적으로 플라스틱, 비닐, 스티로폼 등이 이에 해당한다. 재생용 쓰레기의 경우 모든 내용물을 비우고 투명봉투 또는 녹색 그물망에 배출해야 하며, 비닐 및 스티로폼은 묶거나 모아서 배출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정확한 처리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이를 실천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019년 공개한 ‘세계 주요국 자원재활용율 현황’에서 우리나라는 약 33%의 재활용률을 기록했으나 세계 주요 OECD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이는 결코 높은 수치가 아니다. 

따라서 정확한 폐기물 분류 방법을 숙지하고, 생활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각 구청 홈페이지가 공지하는 해당 지역별 분류 방법을 참고하면 바른 처리가 가능하다.

수거부터 처리까지 A to Z 
가정에서 배출된 쓰레기는 문전 수거와 거점 수거의 방식으로 환경미화원을 통해 수거된다. 주로 문전 수거는 개인 주택의 경우 자신이 거주하는 집 대문 앞에 아파트와 같은 공동 주택의 경우, 지정 장소에 설치된 공동 수거 용기에 쓰레기를 배출한다. 

거점 수거는 특정 구역을 수거 거점으로 지정해, 주변 거주자들이 거점에 모아둔 쓰레기를 수거하는 방식이다. 수거 후 종량제 규격 봉투로 배출된 일반 생활 폐기물은 자원회수시설 또는 중간집하장으로 운반돼 압축된 후 매립지에 매립되거나, 중간집하장을 경유하지 않는 압축 차량을 통해 이동 후 처리된다. 

음식물 쓰레기 매립지 반입이 금지된 20 05년 이후 잘 분리배출 된 음식물 쓰레기는 처리업체에 위탁돼 사료나 퇴비로 재활용되고 있다. 재활용품은 시설에서 재분류 후 업체에 매각되며 스티로폼의 경우 건축자재의 원료로 재생산후 판매된다. 

또한 형광등과 건전지의 경우 전용 수거함을 통해 수집 후 재질별로 재활용된다. 대형 폐기물의 경우 목재류는 파쇄 처리, 철재 등 금속류는 재활용된다. 이처럼 생활 폐기물은 각자 다르게 재활용되므로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버리기만 하면 다일까? 
폐기용 쓰레기는 소각 후 매립, 해양투기 등의 방식으로 처리되는데, 이 중에서도 소각 후 매립 방식은 환경오염이 적어 효율적인 쓰레기 처리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기용 쓰레기는 많은 환경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생활 쓰레기 배출 증가는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다. 폐기물을 연소해 대기 중으로 보내는 소각이 비산, 다이옥신 등의 유해 물질을 발생시켜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것이 대표 사례다. 매립지 설치를 위해 1차적으로 자연을 파괴하고, 2차적으로 매립한 폐기물이 유출돼 주변의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고 있다.

대구대 박영대(산림자원) 교수는 쓰레기 배출량의 증가는 “지구의 자원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유용한 자원이 점차 감소한다”는 것을 뜻하며 “자연의 수용력을 초과한 쓰레기 배출은 그대로 환경오염으로 이어져 인간에게 되돌아올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우리도 줄일 수 있다 
생활 쓰레기 감소는 개인의 노력과 더불어 사회가 주도하는 정책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환경부 재활용시장안정화추진단 허헌 사무관은 가정에서 “택배 상자, 스프링연습장 등 각각 다른 재질이 섞인 물품을 처리할 경우 재질별로 꼭 분리해서 배출해야 한다”며 재활용 분리수거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또 소량의 음식 제조 및 소분을 통해 음식물 쓰레기를 감소시킬 것을 권했다.

개인 뿐만 아니라 사회 차원의 노력도 절실하다. 최근 환경부에서는 플라스틱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포장된 제품을 다시 포장한 제품이나 플라스틱 제품에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폐기물처분부담금제도를 적용해 소각과 매립을 줄이는 정책을 도입했다. 이에 허 사무관은 “새로운 방식의 정책 도입이나 약간의 패널티가 환경오염을 억제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며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Epilogue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2017년 조사 자료에 따르면, 국민 1인당 매년 212개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 허 사무관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미세플라스틱화 된 플라스틱 폐기물을 해양생물이 섭취하게 되면 이는 생태계를 따라 다시 인간에게 돌아온다”며 자연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그러나 쓰레기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환경 문제가 무색하게 쓰레기 배출량은 감소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모두의 진지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쓰레기를 함부로 만들고 버린 대가, 식탁에서 만난다면 그리 반갑지는 않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