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을 높이는 ‘현명한 소비'
삶의 질을 높이는 ‘현명한 소비'
  • 강혜주 기자
  • 승인 2020.09.29 16:06
  • 호수 14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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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와이즐리
▲ 면도용품 구독 키트를 손에 든 김동욱 대표
▲ 면도용품 구독 키트를 손에 든 김동욱 대표

 

D2C(Direct to Customer)란 별도의 유통 단계 없이 제조사와 소비자가 바로 연결되는 판매 방식이다. 이는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 최근 여러 분야의 시장에서 선호되고 있다. D2C를 활용하는 기업은 대체로 오프라인 영업점 없이도 물건을 판매한다. 현 사회의 SNS 영향력 증대가 온라인 영업만으로도 소비자 유인을 가능케 했기 때문이다. 면도용품 구독 서비스를 제공 중인 ‘와이즐리’도 이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활용한 사례 중 하나다.

‘현명하게’라는 뜻을 가진 기업명처럼 현명한 소비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는 김동욱(32) 대표는 소비자가 제품 가격의 80% 이상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기업을 목표했다. 대학생 시절 면도날을 직접 구매해 사용하면서 비싼 가격에 충격받은 그는 기성 제품 가격의 약 80%가 마케팅, 유통 비용인 점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이에 돈이 없어 삶의 질을 낮추는 일이 없도록 저렴한 가격의 질 좋은 면도용품을 팔겠다는 결심으로 창업을 시작했다.

다부진 결심과 달리 시작은 순조롭지 않았다. 대학생 시절 동대문에서 의류 창업을 시도했지만 사회의 쓴맛만 맛봤다. 이후 면도날 가격에 착안해 다시 창업을 꿈꿨으나 자본이 넉넉지 않아 한 컨설팅 회사에 입사해 2년 반을 근무했다. 회사를 나온 계기에 대해 그는 타사 면도용품 정기구독 서비스가 등장했던 당시를 상기하며 “그 서비스는 소비자가 원하던 형태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바로 창업을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창업 자본은 개인 자금과 함께 정부의 재도전 창업 지원금 1억 원을 대출받아 마련했다. 사무실을 빌릴 돈이 마땅치 않아 부모님과 살던 집의 거실을 사무실 삼아 시작했고, 그곳을 고객센터이자 물류센터로 활용했다. 당시에는 홍보비용도 없어 파워포인트로 만든 카드뉴스를 SNS에 올려 홍보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그의 진솔함이 고객의 마음을 움직였고, 예상 대비 20% 이상 빠르게 성장했다.

모바일 설문조사 기업 ‘오픈서베이’에서 지난 3월 작성한 ‘남성 그루밍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와이즐리는 시장 점유율 6.0%로 대기업 3사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20대 이용률은 10.3%로 3위 기업과 불과 2%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이는 창업 3년 만에 이룬 쾌거다. 와이즐리가 성장할 수 있던 배경에는 가성비 좋은 제품뿐만 아니라 소비자를 생각한 시스템 구축도 있었다.

김 대표는 사업을 기획하면서 부담스러운 가격 해결과 건강한 면도 습관 제공이라는 두 가지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면도날은 부패하기 때문에 자주 교체해야 하는데 가격이 비싸고 귀찮다는 이유로 소홀한 경우가 많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와이즐리에서는 고객에게 2주마다 면도날 교체 시기를 알리는 메시지를 보내고, 면도날이 떨어지는 시기에 맞춰 운영되는 자동 배송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 와이즐리가 생산하는 면도용품
▲ 와이즐리가 생산하는 면도용품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믿는 바를 위해서 창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바꾸고 싶은 변화가 있고, 철학이 있어야 어려운 과정을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창업은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현장 문제해결 능력을 기를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며 결과나 돈을 좇기보단 과정에 집중할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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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jriver@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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