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 - 김현아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보건 - 김현아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 조성건 기자
  • 승인 2020.11.10 16:10
  • 호수 14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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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실수도 허락하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숭고한 희생, 그들도 나와 같은 사람이다

<이 도서는 기자의 주관적인 추천 도서입니다.>

 

저   자   김현아
책이름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출판사   쌤앤파커스
출판일   2018.04.09
페이지   p.288

“그랬다. 나는 내 환자들을 지키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 그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희망과 회의 사이를 오갈 시간조차 아까웠다. 할머니의 그 말씀은 아주 오랫동안 가슴에 남았고 나는 내 환자들을 위해 정말로 ‘저승사자와 싸우는 간호사’가 돼갔다.” p.85

이 책의 저자인 김현아 씨는 21년 동안 중환자실에서 근무한 간호사다. 중환자실이 갖는 특성상 죽음을 눈앞에 둔 환자 곁에서 그들을 어떻게든 살려내기 위해 노력하는 그녀를 할머니는 “저승사자와 싸우는 아이”라고 표현한다. 백의의 천사라 불리는 간호사의 이미지와는 정반대다.


책으로 접한 중환자실의 일상은 미디어로 접한 간호사와는 무척 달랐다. 미디어에선 주변 동료와 시답지 않은 얘기를 나누며 병동을 돌아다니고, 환자와 농담을 주고받는 평화로운 모습이 주로 보였지만, 책에선 삶과 죽음의 문턱을 오가며 환자의 생사를 뒤집는 긴박한 일상을 보낸다. 간호사가 행하는 순간의 노력은 다른 의료진이 벌이는 사투와 비교해도 절대 가볍지 않다고 단언한다. 환자들을 위해 그들은 자신을 돌보지 않고 끊임없이 학대한다. 그러나 간호사도 환자와 같은 사람이다. 그렇기에 간호사도 돌봄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감사와 측은한 마음이 공존하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2015년 메르스 바이러스 유행 당시, 저자가 근무하는 병원 중환자실에 첫 확진 환자가 입원했다. 이에 상태가 위중한 환자들은 수술할 수도, 다른 병원으로 옮겨 갈 수도 없었다. 할 수 있는 건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격리된 환자들의 불편과 고통을 줄이기 위해 끊임없이 뛰어다니는 것뿐이었다. 그에게 2주간의 잠복 기간 동안 환자들을 살피고 전원 음성 판정을 받을 때까지의 하루는 매 순간 긴장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이때 발휘된 의료진의 희생과 노력이 피해를 최소화하지 않았을까?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행이다. 많은 사람이 전염병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메르스 바이러스 때와 같이 최전선에서 바이러스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은 역시 의료진일 것이다.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팬데믹 상황 속에서 간호사들은 여전히 저승사자와 싸우는 현장의 전사로 지내고 있다. 간호사는 환자를 지키고 그를 위해 저승사자와 싸우는 사람이다. 그들은 의료진, 간호사 그리고 사람이다.

조성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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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p_gunny@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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