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미로의 출구를 향해
‘나’라는 미로의 출구를 향해
  • 이서연 기자
  • 승인 2020.11.24 16:15
  • 호수 14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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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 자기 탐구 시간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일상 속에서 기자의 뇌리를 가장 많이 스치는 생각이다. 바쁜 하루 끝 늦잠을 기대하고 잠든 다음 날, 눈을 뜨니 시계는 오전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알람도 일부러 꺼놨는데 이렇게 빠른 시각에 기상하다니. 잠을 더 청할까 고민하다 집 근처 공원으로 향했다. 일출을 보며 일찍 일어난 원인을 추측하던 그때, 또 그 의문이 들었다. 이에 기자는 나를 제대로 알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결심한다.

▲ 잠시 멈춰 삶을 돌아보라는 책의 문구
▲ 잠시 멈춰 삶을 돌아보라는 책의 문구

잡다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가장 먼저 서점으로 향했다. 준비운동 하듯 가벼운 책을 읽고 싶어 그림이 들어간 『미키 마우스, 오늘부터 멋진 인생이 시작될 거야』를 집었다. 긍정적인 문구를 읽으니 오늘 하루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기자의 상황과 비슷한 줄거리가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위로나 조언을 듣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그렇게 짧은 힐링을 즐기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를 알아보자는 오늘의 결심을 행동에 옮기고자 ‘나 탐구 계획’을 세웠다. 나를 구성하는 요소는 크게 내면과 외면으로 나눴다.


내면의 나를 탐색하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교내 대학생활상담센터가 떠오른 기자는 상담 신청을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현재는 온라인 상담만이 가능했다. 이에 우리 대학 포털 사이트 영웅스토리를 통해 상담을 신청하고 온라인 검사를 예약했다. 신청서를 작성하며 일반 상담보다는 심리 검사, 특히 요즘 유행인 MBTI 검사를 해보고 싶다는 내용도 전했다.

▲ 온라인으로 진행한 MBTI 검사
▲ 온라인으로 진행한 MBTI 검사

며칠 뒤 이메일로 발송된 안내에 따라 검사를 진행했다. 선택지는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방식이라 이전에 가볍게 경험했던 설문지들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결과는 차후 해석 상담으로 알 수 있었기에 모든 응답에 왠지 모를 설렘이 더해졌다. 드디어 약속한 날짜가 다가왔고 약 40분간의 전화 상담이 이뤄졌다. 검사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특정 상황에서의 내 행동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검사만으로도 나 자신과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다음으로 기자가 방문한 곳은 우리 대학 취창업지원처. 나의 외면적 특성을 알아보고자 신청한 퍼스널 컬러 진단을 위해서다. 보이지 않는 내면의 나를 알아봤으니, 이제 외면의 나를 알아볼 차례다. 자신이 가진 피부색과 가장 어울리는 색상을 찾아주는 퍼스널 컬러의 진단 비용은 주로 높은 금액대를 형성하고 있어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교내 센터를 통해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은 참 매력적이었다.

▲ 퍼스널 컬러 진단 준비
▲ 퍼스널 컬러 진단 준비

빈 강의실로 이동해 흰 천을 머리와 상체에 두르고 다양한 색깔의 천을 덧대보며 얼굴빛을 확인했다. 어울리는 색상만 찾아도 이미지가 달라지는 것을 직접 경험하니 새로웠다. 이 과정을 거쳐 이미지를 웜과 쿨, 그리고 사계절로 나눈 퍼스널 컬러가 도출됐고 그에 맞는 색을 추천받은 뒤 진단이 끝났다. 진단 결과 기자는 여름 쿨톤이었다. 전날 인터넷에서 해본 자가 진단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와 놀랍기도 했지만 ‘그동안 틀 안에서만 나를 봐왔던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문득 다양한 시도의 필요성을 체감했다.

▲ 오랜만에 갖는 나만의 시간
▲ 오랜만에 갖는 나만의 시간

집에 돌아와 잠들기 전 오랜만에 향초와 하바리움(식물을 온전한 상태로 보존할 수 있도록 특수 용액이 담긴 병에 담은 것)을 꺼내고 차 한 잔을 준비해 집중하기 좋은 분위기를 냈다. 그리고 다이어리를 펴 나의 특징과 좋아하는 것, 그렇지 않은 것 등을 기록했다. 좋아하는 것이 명확하지 않아 그 반대에 해당하는 내용을 먼저 적었더니 훨씬 수월하게 느껴졌다. 나를 위한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아 미뤄왔는데, 막상 해보니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렇게 한 페이지를 꽉 채우며 나에 관해 알아보는 시간을 마무리했다.


작년과 올해의 내가 다르듯 내년의 나도 지금과는 다를 것이다. 그렇지만 매년 이맘때쯤 시간의 변화를 맞이할 나의 특징을 찾는다면 변화한 다음 해의 나와는 조금 더 빠르게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100% 똑같지는 않더라도 어차피 모두 같은 ‘나’일 테니.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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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_seol@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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