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생의 연말 나기, 참치통조림으로 뚝딱!
자취생의 연말 나기, 참치통조림으로 뚝딱!
  • 이소영 수습기자
  • 승인 2020.11.24 20:23
  • 호수 14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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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참치 햄버그스테이크
일러스트 심예지 기자
일러스트 심예지 기자

 

<조리 순서>
1. 양파, 대파, 청양고추, 마늘을 최대한 잘게 다진다.
2. 참치 기름을 따라낸 살코기, 다진 채소, 달걀, 부침가루를 골고루 섞는다.
3. 예열된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둘러 모양을 잡은 반죽을 튀기듯이 구워 준다.
4. 노릇하게 구워지면 버터를 넣어 풍미를 더한다.
5. 진간장, 황설탕, 케첩, 물로 만든 소스와 함께 조려 맛있게 먹는다.
TIP. 달걀프라이를 올리고 파슬리를 뿌리면 마치 고급 레스토랑에 온 기분!

요즘 밖을 나가면 겨울 냄새가 나는 듯하다.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징조. 작년 연말은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엔 조금 색다른 기억을 만들어 보고자 특별한 식사를 즐길 궁리를 시작했다. 하지만 자취생에게 고급 레스토랑은 지갑이 울상을 지었고, 마트에서 파는 그저 굽기만 할 뿐인 스테이크는 창의성이 없었다. 그렇게 한 끼를 특별하게 만들 방법을 고민하던 중 참치통조림이 눈에 들어왔다.

참치통조림을 보고 있자니 얼마 전 유튜브에서 참치로 조리한 햄버그스테이크를 본 기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참치 스테이크를 검색하니 다행히도 찾던 조리법을 바로 찾을 수 있었고 이끌리듯 15분 남짓한 동영상을 시청했다. 영상을 보면 당장 먹고 싶어지기 마련, 이른 연말 분위기를 내 보자고 결정하기까지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고민은 식사 시간을 늦출 뿐이기에 얼른 필요한 재료를 머리에 입력하고 장을 보러 나섰다.

깐 양파 하나, 깐 대파 하나, 청양고추 한 봉지, 간 마늘을 채소 판매대에서 데려왔다. 담을 봉투도 필요 없이 두 손에 다 잡히는 재료들. 나머지 재료는 자취생이라도 집에 갖춰져 있는 품목이었다. 식용유, 진간장, 달걀, 황설탕, 케첩 그리고 제일 중요한 참치통조림이 참치 햄버그스테이크에 필요한 전부이니 말이다.

데려온 채소들을 깨끗하게 씻는 것이 요리 과정 첫 번째였다. 두 번째는 다지기. 칼질에 서툰 요린이(요리 어린이) 자취생에겐 이 과정이 제일 힘겨웠고, 재료들의 매움까지 더해 눈물을 한 바가지 흘려야 했다. 어영부영 재료 손질을 끝내고 반죽을 시작했다. 기름기 쫙 뺀 참치 살코기를 넣고 다진 채소와 함께 달걀 두 알을 깨뜨려 부침가루 몇 숟갈 대충 넣어서 섞으니 제법 그럴싸한 비주얼이었다.

이제 모양을 잡아서 굽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반죽을 보니 손으로 동글동글하게 만들기엔 번거로워 보여 그만 귀찮음을 느꼈다.
그래도 먹겠다는 집념은 역시 위대한 걸까. 참치통조림 캔을 이용한 간편한 방법을 기어코 찾아냈다. 캔에 반죽을 넣고 프라이팬에 엎는 방법을 시도했더니 예쁜 모양이 나오는 것을 보고 유레카! 위대한 발명은 불편함과 귀찮음에서 시작된다는 말을 몸소 체험한 순간이었다.

어느 정도 노릇하게 익어가는 햄버그스테이크를 보며 소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소스는 케첩, 진간장, 황설탕을 물에 풀어 주면 끝. 풍미를 더 하기 위해 버터를 녹인 프라이팬에서 햄버그스테이크를 한 번 더 익혀 준 뒤 만들어 둔 소스를 부었다. 조려지기만을 기다리며 작은 프라이팬과 달걀을 꺼냈다. 햄버그스테이크에 반숙 달걀프라이가 빠질 순 없기 때문. 달걀프라이가 익어갈 때쯤 소스도 다 조려졌다.

맛이 너무 궁금한 탓에 마음도 함께 졸였다. 그래도 연말 분위기를 내려면 예쁜 플레이팅은 필수 아니겠는가. 파슬리는 키우지 않는 자취생이기에 파슬리 치트키를 쓸 수 없었다는 게 아쉬운 점이었지만, 나름대로 분위기를 낼 수 있었으니 만족이다. 맛은 말해 뭐하나. 참치의 담백함과 채소들의 아삭아삭한 식감, 달짝지근한 소스와 어우러진 버터 향의 향연. 예상하던 대로 꿀맛이었다.

▲반숙 달걀프라이를 얹은 참치 햄버그스테이크
▲반숙 달걀프라이를 얹은 참치 햄버그스테이크

 

한 줄 평
참치가 비리지 않을까 망설여진다면, 기본 채소들이 비린 맛을 다 잡아 주니 걱정하지 말길! 가성비와 분위기 둘 다 잡고 싶을 때 안성맞춤!

이소영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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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43platform@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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