⑩ 새롭게 시작되는 학기, 설렘을 담다
⑩ 새롭게 시작되는 학기, 설렘을 담다
  • 음악칼럼니스트 천미르
  • 승인 2021.03.10 01:34
  • 호수 147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거울을 보며 개강에 맞춰 새로 한 머리를 정리하고, 개강파티에 입고 가려고 사둔 옷을 꺼내 입고, 신상 신발과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서는 길. 새롭게 만나게 될 사람들, 그동안 못 봤던 친구들과 선후배, 오랜만에 들어가 볼 과방과 동아리방까지. 내가 이곳에 속해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익숙한 소리들과 분위기. 강의실로 가는 길이 이렇게 설렘으로 가득한 적은 정말 오랜만이다. 지금의 설렘은 쑥스럽고, 가슴이 콩닥콩닥하는 것이 아닌, 어떤 일들이 나를 기다릴까 기대되는 설렘. 오늘따라 아침 햇살이 참 기분 좋다.

Into the Unknown - Idina Menzel & AURORA (From 'Frozen2')

첫 곡은 디즈니의 겨울왕국 2의 OST 'Into The Unknown'이다. 극 중 엘사를 연기한 이디나 멘젤과 노르웨이 아티스트 오로라가 함께한 곡으로,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주인공 '엘사'의 긴장되면서도 기대감이 가득한 감정을 풀어낸 것이 인상적이다. 마치 개강 전날 설렘과 긴장감에 잠을 못 이루는 모습의 벌스, 기대감에 부풀어 문을 열고 집을 나서는 듯한 훅, 눈 앞에 펼쳐진 학교의 모습을 바라보며 당차게 걸어가는 나를 나타낸 것 같은 하이라이트까지. 익숙한 고등학교를 벗어나, 새로운 대학교로 들어가는 신입생들의 마음을 잘 대변한 곡 아닐까. 학교 정문 도착 3분 전 이 노래를 틀어보자. 마치 내가 디즈니 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으로 새로운 학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Hello, Anxiety - Phum Viphurit

두 번째 곡은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쌓아가는 태국 아티스트 품 비프릿의 'Hello, Anxiety'이다. 특유의 잔잔하면서 부드러운 분위기가 인상적인 곡으로, 과하지 않게 앞에서 귀를 사로잡는 기타 사운드, 화려한 스킬 없이 정직하게 연주되는 드럼, 귀를 사로잡는 부드러운 보컬까지.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면서 학점, 취업준비 등 다양한 걱정이 떠오르는 이들도 분명 있겠지만, 그런 걱정은 잠시 뒤로 미뤄두고,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경험들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다. 걱정 가득한 나에게 "괜찮을 거야"라며 소소한 위로를 해주는 잘생긴 선배 같은 곡이다.

 

Good Time - Owl City & Carly Rae Jepsen

어쿠스틱부터 일렉트로닉까지 섭렵한 아울시티와 캐나다의 팝스타 칼리 레이 젭슨이 함께한 곡 'Good Time'이 오늘 소개할 세 번째 곡이다. 학교로 가는 길, 버스의 창문을 살짝 열었더니 기분 좋은 바람이 들어오는 느낌이다. 듣는 이의 기분을 한껏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곡으로, 훅에서 EDM사운드를 부각하면서 곡의 기쁜 감정을 한꺼번에 터트려준다.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와 가사로 누구든지 이 행복한 감정을 함께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인상적이다. 특히, 피곤한 9시 첫 수업에 가는 길까지도 즐겁게 만들어줄 것이다. 새롭게 시작되는 학기가 좋은 일만 가득하도록 만들어주는 마법의 주문 같은 곡이다.

 


Good As Hell - Lizzo

진솔한 가사로 많은 이들을 위로해준 대세 아티스트 리조의 곡으로, 훅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Feelin good as hell'이라는 코러스를 무의식적으로 따라 부르게 되는 마성의 곡이라 생각한다. 여타 힙합곡처럼 강렬한 비트가 부각되기보다는, 코드 연주로 이어지는 건반의 사운드와 흥겨움을 더해주는 브라스의 사운드를 통해 마칭밴드의 연주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머리를 만지고, 네일도 확인하는 가사 속 모습이 마치 새 학기를 맞아 한껏 꾸미고 집을 나서는 우리의 모습처럼 보인다. 방학 동안 집 안에서 꾀죄죄하던 우리가 깔끔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당차게 새 학기를 맞이하는 장면들이 떠오르지 않는가. 오랜만에 캠퍼스에서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기분이 좋은 우리를 대변해주는 노래이다.

 

Castle on the Hills - Ed Sheeran

마지막으로 소개할 곡은 슈퍼스타 에드 시런의 'Castle On The Hill'이다. 동시에 발매된 'Shape of You'의 큰 성공에 상대적으로 가려졌던 곡이기도 하다. 짧게 반복적으로 연주되는 기타의 사운드는 오랜만에 학교로 돌아갈 때 생기는 기분 좋은 떨림을, 그 밑으로 깔리는 드럼의 사운드는 가슴 두근거림을 표현해주고 있다. 담담하게 시작됐다가 훅으로 넘어가면서 당당하게 표현되는 보컬은 마치 학교로 가는 길 떨리지만, 막상 강의실에서 친구들을 보는 순간 반가움이 터져 나오는 모습처럼 보인다. 방학이 끝난 후 다시 학교로 돌아와 마주하는 사소한 것들이 행복했던 지난 기억들을 떠오르게 만들어 주는 곡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