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재사용’, ‘사적 단톡방 공지’… 부실강의 언제까지?
‘강의 재사용’, ‘사적 단톡방 공지’… 부실강의 언제까지?
  • 임재욱·정세빈 기자·강서영 수습기자
  • 승인 2021.03.23 15:05
  • 호수 14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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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과목, 수업 당일까지 교수 미배정
일러스트 이주희 수습기자
일러스트 이주희 수습기자

 

작년에 이어 올해도 원격 강의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개강 4주 차에 접어든 현재까지도 일부 과목에서 공지 미흡 및 강의 영상 재사용 문제는 여전했다.

 

‘대학 영어’는 20학번부터 졸업을 위해 이수해야 하는 필수 교양 과목이다. 하지만 개강 첫 주 수업 시간이 임박하도록 강의 공지가 전혀 올라오지 않거나 심지어 담당 교수도 배정되지 않은 분반이 몇몇 발생했다. 이에 원격 강의가 처음인 신입생들은 혼란을 겪어야 했다. 익명을 요구한 신입생 A 씨는 “아무런 공지 없이 수업 시간 이후에 녹화 강의가 업로드돼 본래 대학은 이 정도까지 학생들에게 불친절한 곳인가 생각했다”며 불만을 표했다.

 

교수 미배정 및 공지 지연은 특정 과목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니다. 일반수학을 수강 중인 김한섭(물리·1) 씨는 “수강 신청 당시부터 수업 당일까지 담당 교수가 정해지지 않았다”며 “수업 당일 시스템 오류 발생으로 기다려달라는 공지가 왔지만 결국 그날 수업은 업로드되지 않았다”고 당혹감을 전했다.

 

이에 죽전캠퍼스 학사팀 관계자는 “대학 영어 교과목의 경우, 자유교양대학에서 개강 3달 전부터 공개 채용을 실시했으나 선발된 교수자가 다른 대학으로 이직하는 등 결원이 발생해 개강 직전까지 특별채용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앞으로 수강 신청 전 최대한 교수 배정을 마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이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에 A 씨는 “이번 기회로 강의 운영 방식을 더 확실하고 자세하게 게시하도록 시스템을 마련했으면 좋겠다”며 학교의 적절한 대응 방안을 촉구했다.

 

한편 한 수업에서는 편입생이 미포함된 단체 채팅방에서 수업 방식을 공지해 혼란을 빚기도 했다. 음악·예술대학 편입생 B 씨는 “당일 수업 시간 직전까지도 수업 방식 공지가 올라오지 않아 직접 학과 사무실에 전화한 뒤에야 대면 수업이 이미 진행 중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황당했던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에 B 씨는 “이러닝 캠퍼스라는 공식적인 사이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적인 공간에 공지하는 것은 편입생을 배려하지 않은 행동”이라 지적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작년부터 논란이 된 강의 재사용 및 외부 강의 사용 문제도 여전하다. 실제로 우리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는 ‘400만원 등록금 내고 재탕한 강의 듣는 것 억울하다.’, ‘개강 첫 주에 작년 강의 마지막 주차까지 올리시고 교수님 혼자 종강하셨다’ 등의 불만이 담긴 게시글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재사용된 녹화 강의를 수강 중인 재학생 C 씨는 “강의 날짜가 작년으로 표기돼있어 재사용 강의임을 알게 됐다”며 “과제의 유무나 과제 마감일과 같은 중요 정보가 영상과 별도 공지내용에 각각 다르게 나와 있어 혼란스러웠다”고 전했다. 또한 강의 내에 시간이 지나 달라진 수치나 비율로 학습에 지장이 있었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그는 “비싼 등록금을 냈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학습권을 누리지 못하는 것은 명백한 문제”라며 관련 사안에 대한 학교 측의 엄격한 대응을 바랐다.

 

이에 죽전캠퍼스 학사팀 관계자는 “과거에 제작된 콘텐츠의 일부 활용은 가능하지만, 전반적인 수정 보완이 필요하며, 강의 제작 콘텐츠는 새로 업데이트해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전했다. 또한 “학생의 불만이 들어오면 교 강사와 사실 확인 후 정정 요청을 하거나, 교 강사의 의견이 다르다면 학생에게 교 강사의 의견을 전달해준다”며 수강 교과목 중 재사용으로 인해 수업 이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은 학사팀 또는 우리 대학 VOC(voice of customer)를 통해 연락해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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