⑪ 부쩍 따뜻해진 날씨, 기대감을 담다.
⑪ 부쩍 따뜻해진 날씨, 기대감을 담다.
  • 음악칼럼니스트 천미르
  • 승인 2021.03.23 11:34
  • 호수 14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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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도 시작했고 어느덧 겨울도 지나갔다. 하고 싶은 것들이 지난 1년간 가득하다. 어느덧 따뜻해진 날씨와 함께 이번에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묘한 기대감이 든다. 곧 피어날 벚꽃과 함께 어떤 새로운 일들이 이번 봄에 일어날지 한껏 들뜬 우리의 마음. 지금의 이 기분을 따스한 봄바람과 햇볕이 반겨준다.

 

Lay It Down - Steelix
따뜻한 햇볕 아래 산뜻하게 불어오는 봄바람 같은 훅이 매력적인 곡 ‘Lay It Down'이 오늘의 첫 추천곡이다. 멀리서부터 서서히 나에게 다가오는 포근한 봄바람처럼 들어오는 인트로와 기분 좋아지는 펑크스타일의 베이스 연주. 흥겨운 비트 위로 귀를 간지럽히는 간드러진 보컬까지 한껏 들뜬 기분을 낸다. 코러스 보컬, 브라스, 일렉 기타, 신스까지 귀를 한시도 심심하지 않게 만들어준다. 맑은 하늘처럼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곡이다. 더 이상 두꺼운 패딩을 껴입을 필요 없이 가벼운 재킷 하나 걸치고 밖을 거닐 수 있게 된 아주 사소하지만 기분 좋은 일들. 강의실로 가는 길, 여기저기 대화하는 소리들조차 기분 좋게 들린다. 

 

Stop This Flame - Celeste
맑은 하늘, 선선한 바람, 눈부신 햇빛, 화단에 핀 꽃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행운을 가져다줄 것 같다. 이렇게 기분 좋은 아침 나를 막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지. 뭘 해도 다 될 것 같은 자신감 가득한 모습을 표현한 듯한 두 번째 추천곡 ‘Stop This Flame'이다. 브라스밴드와 함께 리듬감 있는 사운드를 듣고 있자면, 없던 자신감도 불어넣어 캠퍼스로 향하는 나의 발걸음을 당당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하나의 코드로 똑같은 한 마디의 연주가 이어지는 피아노의 사운드는 마치 리듬악기처럼 곡의 리듬감을 더 살려준다. 기존의 리듬악기인 베이스나 드럼이 오히려 피아노의 리듬을 받쳐주는 것처럼 들리기까지 한다. 벌스에서 약간은 허스키한 느낌을 주는 셀레스트의 보컬은 훅에서는 강하게 내지르며 나를 막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것 같다. 힘찬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한 번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Graffiti - CHVRCHES
수업이 끝나고 강의실을 나왔을 때 맑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지치고 피곤한 정신을 리프레쉬해주는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세 번째 추천곡이다. 신스 사운드를 잘 쓰는 것으로 유명한 팝 밴드 처치스의 곡 ‘Graffiti'로 중독성 있는 신스 멜로디와 잘게 쪼개서 연주되는 드럼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곡의 후반부로 갈수록 고조되며 한 음씩 길게 연주되는 사운드는 행복한 감정을 배가시킨다. 톡 쏘는 탄산과 같은 느낌을 주는 보컬 로렌의 목소리는 마치 하나의 악기처럼 신스 사운드와 어우러진다. 마치 예상하지 못한 휴강 또는 일찍 수업이 끝난 뒤 건물 밖으로 나와 화창한 봄날을 즐길 수 있게 된 모습이 상상되지 않는가? 이 곡과 함께 햇살 가득한 캠퍼스를 거닐다 보면 나도 모르게 행복한 감정으로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Mr. Blue Sky - Electric Light Orchestra
제목과 아티스트만 보면 생소할 수도 있지만 이 곡이 시작되면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한 가지 장면이 떠오를 곡이다. 마블의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의 시작에서 베이비 그루트의 깜찍한 춤과 함께 나오는 바로 그 곡이 오늘의 네 번째 추천곡이다. 사실 이 곡은 무려 1977년 발매된 곡으로 클래식함과 전자음악을 융합한 독창적인 스타일로 전 세계적 인기를 끌었던 밴드의 대표곡이기도 하다. 신입생들에게는 캠퍼스라는 새로운 곳에서 마주한 푸른 하늘만 봐도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새로운 환경에서 맞이하는 봄에 대한 기대와 즐거운 감정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한 곡은 없을 것 같다. 제목의 푸른 하늘이라는 단어조차 이번 주제와 너무 잘 어울린다. 스타카토로 연주되는 기본 멜로디에 경쾌한 드럼, 베이스, 피아노의 환상적인 조합이 듣는 이 누구든 행복함에 빠지게 한다. 사이사이에 사용된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곡 후반 부 합창단까지 하나의 곡 안에서 다양한 사운드를 맛볼 수 있는 명곡이다.

 

Good Things - Wafia
귀에 쏙쏙 박히는 드럼&베이스 사운드로 행복함 200%를 충전해주는 곡이다. 훅으로 들어가면서 익살스러움까지 추가해 장난기 가득한 아이들의 미소처럼 스스럼없이 웃음 짓게 만드는 와피아의 곡 ‘Good Things'가 마지막 추천곡이다. 곡의 제목처럼 아무런 근거도 없지만 오늘 하루 좋은 일들이 가득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게 해 줄 것이다. 2절에서는 탬버린 같은 핸드퍼커션과 신스 사운드까지 어우러지면서 더욱 풍성한 사운드를 전달해준다. 분명 아침까지만 해도 울적한 기분이었지만, 플레이리스트에서 이 곡이 재생되는 순간 이전의 우울한 감정을 모두 날려줄 만큼 밝은 분위기를 뿜어낸다. 강의가 끝나고 오랜만에 동기들과 약속이 잡혀있는 날, 날씨마저도 너무 화창할 때 하루의 시작부터 기분이 너무 좋다. 이 좋은 기분을 품고 오늘 어떤 기분 좋은 일들이 나에게 다가올지 궁금해 미칠 지경인 누군가의 모습이 그려지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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