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캠퍼스 총대의원회에 묻다
천안캠퍼스 총대의원회에 묻다
  • 이서연·이소영 기자·신동길 수습기자
  • 승인 2021.03.23 16:10
  • 호수 14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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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대의원 선거로 보는 ‘투표율과 세칙’
일러스트 유경민 수습기자
일러스트 유경민 수습기자

Prologue
총대의원회란 우리 대학 대의원(과대표)의 모임으로 크게 세 가지 역할을 맡고 있다. 첫째는 의결 단위로서의 역할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 둘째는 재학생이 납부한 학생회비 및 학회비가 올바르게 집행되도록 각 기구를 감사하고 견제하는 것이다. 더불어 총학생회를 비롯한 여러 기구들의 정·부, 각 단과대학 학생회장 및 상임의장을 선출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기도 하다.

 

0% 투표율의 존재감
지난 10일 천안캠퍼스 대의원 선거가 진행됐다. 총 후보자 221명 중 174명의 대의원이 선출됐으며 이 중 20% 미만의 투표율로 당선된 대의원은 74명, 0%의 투표율로 낙선된 후보는 3명이었다. 이후 지난 15일에 진행된 재선거에서는 총 후보자 29명 중 23명이 당선됐고 20% 미만의 투표율로 선출된 인원은 14명, 재선거임에도 0%의 투표율로 낙선된 후보가 1명 존재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선거임에도 이렇게 저조한 투표율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의원은 선거를 통해 선출돼야 한다’는 학생회칙에 따라 올해로 세 번째 시행된 천안캠퍼스 대의원 선거는 2019년에는 대면으로, 작년은 카카오톡 익명 투표 기능을 이용해 진행됐다. 투표 기간은 매년 11월 진행되는 학생자치기구장 선거와 동일하게 단 하루다.


이번 선거는 ‘단국대학교’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시행됐다. 다만, 비대면 선거의 경우 투표 진행 정보를 지속해서 알리지 않거나 투표 현황 공개와 같은 참여 독려를 하지 않는다면 높은 참여율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거론됐다. 익명을 요구한 천안캠퍼스 재학생 A 씨는 “편입생이라 투표가 진행된다는 사실을 전달받지 못해 투표를 하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 찬성 또는 반대 의사만 표현할 수 있어 기권의 뜻으로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선거 홍보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천안캠퍼스 총대의원회는 재학생의 투표 참여 독려를 위해 투표 완료 화면을 캡쳐해 인스타그램 스토리 게시를 장려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조윤서(공공정책·1) 씨는 “총대의원회의 이벤트성 투표 참여 유도는 좋은 시도였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대의원 선거가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하며 막을 내린 이유에는 투표 기간이 하루였던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죽전캠퍼스는 선거 시행세칙 제34조 5항 ‘투표기간은 3일로 한다’에 따라 학내 선거를 3일 동안 진행하며 여러 차례에 걸쳐 투표율 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죽전캠퍼스 총대의원회 최승혁(수학교육·4) 의장은 “유효투표율을 넘길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죽전캠퍼스 대의원 보궐선거에서는 총 69명의 후보 중 64명이 유효투표율인 20% 이상을 넘겼다.

 

3월에 이뤄지는 대의원 선거 “과대표도 공백 없어야”
또 다른 의견으로 천안캠퍼스 재학생 B 씨는 “과대표의 영향력이 큰 학과는 전년도에 찬반투표로 미리 과대표를 정해놓는다”며 “이미 과대표가 정해져 있어 선거에는 관심 없는 상태인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3월 선거 전 과대표의 업무를 맡을 사람이 필요해 선거에 앞서 과대표를 내정하는 것으로, 이 또한 선거의 실효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죽전캠퍼스는 총대의원회 선거 시행세칙 제31조(투표시간) 1항 ‘투표는 임기 전년도 12월 중에 실시한다. 단, 1학년 대의원의 선거는 임기년도 3월 중에 실시한다’에 따라 1학년을 제외하고는 12월에 대의원 선거를 진행하고 있다.


재학생 약 90% “유효투표율 필요해”
유효투표율에 관한 양 캠퍼스 재학생의 의견은 어떨까. 본지 1478호에서 다룬 천안캠퍼스 유효투표율 부재에 관해 양 캠퍼스 재학생 168명을 대상으로 추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86.9%가 유효투표율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그 비율로는 31~40%가 적절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21~30%, 51% 이상 순서였다.


죽전캠퍼스 선거 시행세칙에 의하면 총학생회와 단과대학 학생회 선거는 33.3% 이상, 학부·학과 학생회장 및 전공장은 20% 이상의 유효투표율을 두고 있다. 이에 김병윤(행정·2) 씨는 “유효투표율이 단일 후보나 내정자 견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당선자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B 씨는 “유효투표율이 정해져 있다면 그 투표율을 확보하고자 선거운동이 더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며 유권자 수가 많은 총학생회, 단과대학 학생회 선거에서 유효투표율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렇듯 학생사회 여론은 유효투표율 도입의 재고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선거 시행세칙 어디서 볼 수 있을까 
죽전캠퍼스의 각종 회칙 및 세칙은 죽전캠퍼스 총대의원회 페이스북 상단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 의장은 “당연히 모든 학우들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게시한 것”이라며 언제든 그 세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음을 전했다. 이에 이수나(특수교육·3) 씨는 “총대의원회가 학생과 소통을 한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한편 지난 10일 대의원 선거 종료 후 천안캠퍼스 총대의원회 SNS에 그 결과가 업로드됐다. 그러나 물리학과 3학년 대의원 후보가 4표 중 2표를 얻어 낙선됐으나 당선으로 표기되는 오류가 발생해 혼란을 빚었다. 천안캠퍼스 선거 시행세칙 제35조(당선자 결정) 2항 ‘단독 후보 시에는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만일, 1차 투표에서 낙선되었을 때에는 3차까지 재투표를 실시한다’에 따르면 이 경우 재투표가 실시돼야 한다.


이에 물리학과 3학년에게는 ‘총 4표 중 찬성 2표로 재선거를 해야 한다’는 공지가 단체 채팅방을 통해 전달됐다. 단독 후보일 때 진행하는 찬반 투표에서 동표가 나올 경우 재선거를 시행하는 것이 원칙임을 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늘까지도 SNS에 잘못 게시된 선거 결과는 정정되지 않았기에 해당 학과 재학생이 아니라면 투표 결과에 오류가 있었다는 점을 대부분 알 수 없다.


공지가 없는 경우 학생들은 선거 시행세칙을 확인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지만, 여러 회칙 및 세칙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직접 천안캠퍼스 총대의원회 사무실에 방문해야만 한다. 이에 천안캠퍼스 재학생 C 씨는 “학회장이나 일반 학생들에게 세칙을 배포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다”며 한정적인 확인 방법에 합리적인 이유를 물었다.

 

Epilogue
학생 사회에서, 더 나아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는 구성원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장치인 만큼 그 중요도가 높다. 그렇기에 기자는 삐걱대는 선거 결과에 대해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졌으나, 천안캠퍼스 총대의원회 측의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선거 시행에는 많은 선례가 있다. 선례를 살피며 필요한 것은 도입하고 독자적인 방안 또한 모색해 당선인들의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유효투표율 설문조사 결과

1. 소속 캠퍼스를 선택해주세요.
죽전캠퍼스 : 40.5%
천안캠퍼스 : 59.5%

2. 유효투표율,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필요하다 : 86.9%
필요하지 않다 : 13.1%

2-1. 유효투표율이 필요하다고 느끼신다면, 어느 정도가 적절하다고 생각하시나요?
1~10% : 1.2%
11~20% : 5.4%
21~30% : 23.8%
31~40% : 28.6%
41~50% : 13.1%
51% 이상 : 14.9%
응답없음 = 2. 필요하지 않다. :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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