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에 담긴 기억, ‘향수가 불러온 반향’
노래에 담긴 기억, ‘향수가 불러온 반향’
  • 승인 2021.03.23 14:50
  • 호수 1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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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차트 역주행

◇ 음원 차트 역주행은 공개 시기가 한참 지난 음원이 시간이 지난 후 대중의 관심을 받아 차트에 오르는 일을 말한다. 최근 음원 차트 역주행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 비단 한 곡뿐만이 아닌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필자 또한 평소 옛 곡을 자주 듣는 편이라 이런 유행이 반가웠던 사람 중 한 명이다.

◇ 해당 유행이 문화로서 자리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지나간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투영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떠한 물체를 유형의 공간에 담듯, 무형의 것들은 신기하게도 형태가 존재하지 않는 가치를 담아준다. 가령 어디선가 맡아봤던 냄새를 맡고 그때의 기억이 뇌리를 스치거나, 오래전 들었던 음악을 듣고 당시 걸었던 거리를 떠올리는 것이 그렇다. 음악에는 기억을 담을 수 있다. 

◇ 본래도 쉽지 않은 우리네 인생은 코로나19로 궁지에 몰렸다. 급격히 침체해버린 경제, 호황이었던 적이 있긴 한 건가 싶은 취업률, 하루하루가 떠들썩한 나라 및 국제 상황까지. 어느 것 하나 안정되지 못한 채 긴장 상태로 이어지는 나날에 사람들은 지친 것이다. 그렇기에 현재보다 나았던 과거를 되새김질하고 그 시절과 관련된 유행을 불러오며 잠시나마 위안을 얻는 것. 그것이 답답한 현실의 도피처가 됐다.

◇ 어쩌면 우리는 차트에 다시 오른 그 곡이 아닌, 그 곡이 나왔던 그때를 차트인하고 싶은 걸지 모른다. 마스크 없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었던 때, 그것이 평범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조차 없을 정도로 평범했을 때를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과거를 그리워하는 와중에도 시간은 흐르고, 이 순간도 곧 지나가 과거가 된다. 지금 발매되는 곡들이 훗날 음원 차트를 역주행하며, 이때를 웃으며 추억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본다.

<政>

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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