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직업 선택
미래 직업 선택
  • 단대신문
  • 승인 2021.03.23 16:53
  • 호수 147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진로일 것이다. 대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보다 경력직 공채를 선호하면서 대졸 신입사원을 공개적으로 채용하는 기업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가고 싶은 직장을 구하는 것은 원래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채용이 감소한 현재는 더욱 어려운 일이 돼 버렸다. 최근 LH공사가 불미스러운 문제로 인해 채용을 연기하면서 공기업 채용시장에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현재도 직장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도 나아질 것 같지 않은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산업구조의 변화에 의한 자연스러운 직종 변화와 함께 신기술로 인해 급격한 인력 구조의 개편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가까이에서는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주문을 받는 사람들이 사라지고 키오스크로 불리는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로 대체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고객을 직접 응대하는 일도 기계가 담당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일본에서는 호텔 체크인과 룸서비스를 돕는 로봇이 운영 중이고 칵테일을 만드는 로봇도 소개됐다. 이제 단순 직종은 디지털 기기와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는 현실이다.


전문적인 직종들도 변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알파고가 바둑을 인간보다 잘 둔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이고 IBM의 왓슨은 특정한 병명 진단에 있어 의사들의 정확도를 넘어선지 오래됐다. 변호사 업무도 기존 자료 분석에 인공지능이 이미 도입됐다. 숫자를 다루는 회계사도 기술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직종으로 많이 언급된다. 머지않은 미래에 특이점을 넘어선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절망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하기도 한다.


기술이 인간의 업무를 대체하면서 기술을 다루는 사람들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업들은 개발자를 채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일반적인 대졸자들은 취업시장에서 고전하는데 비해 개발 직군에서는 사람이 없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에 따라 해당 직종의 연봉도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인력 쟁탈전도 벌어진다. 개발자가 유망 직종으로 부상하고 있어 인문계 학생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현실이다. 인력 수급의 불균형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급격하게 인기 전공 인원을 늘리거나 새로운 전공을 개설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현실에서 대학이 담당해야 할 일이 무엇일지 고민이 필요하다. 필요한 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당면한 과제일 수 있다. 반면에 개별 대학에 따라 대학의 본질적인 목적인 학문적 성취를 고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인문학과 공학을 같이 이해하는 융합인재 양성에 목표를 두고 전공의 벽을 허물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대학은 부여된 자율성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에는 기본적인 한계가 있다. 급격한 변화가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아직 변화에 대한 대처가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인력 양성의 최일선에 있는 대학 구성원의 노력은 물론 정부 당국을 포함한 모든 당사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미래 사회에 필요한 새로운 교육 서비스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대학은 미래 변화의 주체가 될 수도 있고 변화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단대신문
단대신문 다른기사 보기

 dkdds@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