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커피를 내리는 방법
맛있는 커피를 내리는 방법
  • 조원진 작가
  • 승인 2021.05.04 13:43
  • 호수 14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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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실용 커피 강습

커피는 아무리 마셔도 똑같지 않고 다른 취미에 비해 큰 비용도 들지 않는다. 그러므로 커피는 평생 곁에 둬도 좋은 취미다. 그러나 커피를 내리는 일은 막막하다. 바리스타처럼 에스프레소 기계를 다룰 줄도 모르며 알라딘 램프처럼 주둥이가 긴 주전자로 가느다란 물줄기를 만들 수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커피를 만드는 방법은 실로 다양하다. 간단한 사용법만 익히면 언제든 내 입맛에 맞게 커피를 내릴 방법 또한 많다. 

▲ 커피를 내리는 모습
▲ 커피를 내리는 모습

커피를 직접 만들기에 앞서서 몇 가지 중요한 부분을 짚고 넘어가자. 우선 브루잉(Brewing)의 개념이다. 브루(Brew)는 말 그대로 커피를 우려낸다는 의미다. 본질적인 의미를 따지자면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넓은 의미에서 모두 브루잉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에스프레소 기계를 사용하지 않는 핸드드립 방식이나 사이폰, 콜드브루 등 중력의 힘이나 미량의 압력을 이용해 커피를 내리는 방법을 브루잉이라고 정의한다. 다음은 그라인딩(Grinding)에 대한 이해다. 그라인딩은 말 그대로 볶은 커피를 추출에 용이하도록 갈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볶은 커피를 적절한 크기로 고르게 분쇄하는 일은 맛있는 커피의 출발점이 되는데 추출 방법에 따라 적합한 분쇄 범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적절한 범위 내에서 분쇄도를 조절하면 동일한 커피로도 그 맛을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 분쇄된 커피는 향미 손실이 빠르게 일어나기 때문에 그라인더를 구입해 추출할 때마다 필요한 양만큼 커피를 갈아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아하는 원두와 그라인더를 준비했다면 이제 직접 추출에 나서보자. 소개할 추출 도구는 두 가지로 합리적인 가격에 특별한 기술이 없더라도 사용 가능한 기구다. 우선 프렌치프레스는 이탈리아인 우고 파올리니가 토마토 주스 분리기에 영감을 받아 고안해낸 커피 제조 기구다. 디자이너 아틸리오 칼리마니와 줄리오 모네타가 이것을 발전시켜서 1929년에 오늘날 프렌치프레스 형태를 완성했다. 프렌치프레스의 사용법은 간단하다. 프렌치프레스용으로 굵게 갈린 커피를 15~18g 정도 넣고 90도 이상의 뜨거운 250mL의 물을 부어준다. 처음에 40mL 정도를 넣은 후 30초 뜸을 들인 후 나머지를 부어주면 더욱더 좋고 추출 시간은 3분 내외가 적당하다. 프렌치프레스는 스테인리스 거름망을 사용해 커피의 오일 성분까지 잘 추출돼 부드럽고 풍성한 커피를 만들어낸다.


다음으로 에어로프레스는 2005년 미국의 스포츠용품회사 ‘에어로비’가 만든 가압(수동) 방식의 추출기구로 주사기 모양의 형태를 띤다. 매년 세계 에어로프레스 챔피언십이 여러 국가를 순회하며 열리는데 커피 인들의 축제라 할 만큼 참가자도 많고 다양한 부가 행사도 함께 열린다. 깨알보다 가는 크기로 갈아낸 15~18g의 원두에 20~30mL의 물을 부어 30초간 뜸을 들인다. 이후 200mL의 물을 추가로 붓고 1분 30초를 기다린 후 손바닥으로 압력을 줘 추출한다. 이 밖에도 세계대회에서 선수들이 만든 레시피를 온라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에어로프레스는 약간의 변화만으로도 다양한 커피 맛을 경험할 수 있는 재미있는 추출 기구다. 


커피를 직접 내려 마실 수 있다면 인생의 기쁨은 두 배가 된다. 카페가 열지 않는 시간에도 커피를 마실 수 있으며 간단한 도구만 챙기면 어디에서든 사랑하는 사람과 커피타임이 가능하다. 커피에 대한 사랑도 깊어지니 그 취미 생활을 더 깊게 즐길 수 있다. 어떻게 하면 맛있게 내릴까 하는 고민부터 이 커피는 어디서 왔기에 이런 맛과 향을 전해줄까 하는 궁금증까지. 커피를 내리며 마주한 생각들을 풀어내다 보면 어느새 당신은 넓고 깊은 그 세계의 한가운데 도착해 있을 것이다. 

조원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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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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