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기자석- 실험실습비
주간기자석- 실험실습비
  • <길지혜 기자>
  • 승인 2004.04.01 00:20
  • 호수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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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홍보학 전공 소속 학생만 유인물을 받아가세요. 다른 학과 소속은 안됩니다. 각자 출력해서 준비하세요.”
언론홍보전공 K 대표가 출석부에 적힌 소속을 일일이 확인하면서, 유인물을 배포하고 있었다. 사회과학부 소속인 언론 홍보학 전공자 A양이 유인물을 줄 것을 요청하자 잠깐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유인물도 남고, 저도 언론 홍보학이 제 1전공입니다. 나눠줘도 상관없지 않습니까?”
“죄송합니다. 저희가 실험실습비 문제로 이렇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과학부 소속 학생은 등록금을 260만원 정도 내는 데에 비해, 저희는 올해 3백만원이 넘는 금액을 등록금으로 냈습니다. 같은 전공 수업을 들어도 40만원 정도 더 내는 셈입니다. 그래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억울해서 그렇습니다. 일단 오늘은 유인물을 드리고, 다음 시간부터는 죄송하지만 개인적으로 준비해 오시기 바랍니다.”
K 대표의 대답은 간단명료했고, A양은 두 말 못하고 돌아섰다.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지는가.
이는 2002학년도부터 언론·홍보학과 방송·영상학전공이 사회과학부에서 분리돼 나가면서 그동안 ‘인문사회계열’로 책정됐던 등록금이 ‘이학계열’ 로 책정됐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등록금에 포함되는 기타 제반 명목 가운데, 인문사회계열은 1인당 실험실습비가 1만 6천1백70원이고 이학계열은 9만1천 1백90원으로, 전체 등록금도 그만큼 올라가는 것이다.
예산과 관계자 및 교육과정 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언론 홍보학 및 방송 영상학 전공은 특수한 상황으로 뉴미디어저널리즘 센터를 주로 사용하고, 각종 고가(高價) 장비 및 기자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많은 예산이 든다”며 이학계열로 분리해 책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학계열은 사범대학 수학교육과, 체육교육과를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인 학생들은 “인기 학과인 언론 홍보학 전공에 복수전공자가 늘어나면서, 타 학과 학생들은 실험실습비를 내지 않고도, 같은 환경에서 수업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현수(언론홍보학전공)주임교수는 “이러한 학생들의 불만을 수렴해, 학과차원에서 실험 실습비 지원을 더 받을 수 있도록 제안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또 김하영 언론홍보학전공 조교는 “실험실습비 문제로 학생들의 의견이 분분해, 학과 자체 복사기를 설치하고 프린트물 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홍인권 입학관리처장(교육과정 위원회 위원장) 도 이와 관련해 “인기전공으로 학생들이 많이 몰리는 현상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며 “중요한 것은 수업을 받는 모든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차츰 금전적인 부분에서 불평등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양질의 수업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돈을 더 내야하는가에 대한 불만을 지속적으로 토로하고 있는 것이다.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복수전공제도를 특성화화고 정착화하고 있는 우리대학에서, 타 전공은 돈을 더 내고 다니라고 말할 수 없는 입장이다.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라는 논리는 근본적인 해답을 제시하지 못한다. 이 문제도 “같이 돈을 내지 않으면, 복수전공제도를 폐지 하라”고 말할 수 없는 부분이다.
따라서 담당교수는 학생들이 좀더 나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학생들도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수업에 임하면서, 활용하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다.
<길지혜 기자>
tameyou@dankook.ac.kr
<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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