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토마의 질주는 계속된다’ 우승을 향해-이병규 LG 트윈스 타격코치
‘적토마의 질주는 계속된다’ 우승을 향해-이병규 LG 트윈스 타격코치
  • 조성건 기자
  • 승인 2021.05.18 13:45
  • 호수 14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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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스 이병규(46) 코치

Prologue
9회 말 투 아웃. 열기로 가득한 경기장 안 모든 사람의 관심이 그라운드에 집중되고, 타자와 투수는 이번 공에 집중을 다한다. 말만 들어도 기자의 가슴을 떨리게 하는 이 스포츠는 바로 야구다. 공 하나에 울고 웃는 야구는 대표적인 인기 스포츠로 지난달 개막해 많은 사람이 다시 열광하고 있다. 야구에 있어 관객이 바라보는 그라운드 위에 선수가 있다면, 잘 보이지 않는 더그아웃엔 코치와 감독이 있다. 그라운드에서 더그아웃까지, 이제는 선수들의 버팀목이 된 이병규(46) 타격 코치를 만나봤다.


▶ 자기소개 부탁한다.
1997년도에 단국대를 졸업했고, LG트윈스 1차 지명으로 20년 동안 선수 생활을 거쳐 현재 LG트윈스 타격 코치로 활동 중인 이병규다.

 

▶ 야구선수를 꿈꾸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원래 운동을 좋아해서 어릴 때 육상선수를 준비했었다. 하지만 초등학교에 육상부가 사라지면서 대체할 운동으로 자연스럽게 야구를 접했고 지금까지 하게 됐다. 다행히 야구도 적성에 맞아 지금까지 할 수 있었다.

 

▶ 우리 대학 재학시절 있었던 아쉬운 점과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LG트윈스에서 입단제의를 했었지만, 대학 생활을 해보고 싶어서 진학했다. 하지만 막상 입학하고 보니 시즌을 소화하느라 캠퍼스를 누릴 시간이 없이 그저 야구만 했다. 친구들을 못 만났던 것이 굉장히 아쉽고, 후회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대학리그 팀 우승이다.

 

▶ 신인왕, 골든글러브 7회, 최다안타 4회, 최고령 사이클링히트 등 여러 커리어를 쌓았다. 이런 타이틀이 부담되진 않았나.
전혀 부담되지 않았다. 이렇게 많은 커리어를 쌓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가. 매우 자랑스럽다.

 

▶ 야구선수에게 있어서 별명은 팬들의 애착이자 자신을 나타내는 수단이다. 자신에게 붙여진 별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적토마'와 `라뱅'이 대표적인 별명이다. 적토마라는 별명이 프로 2년 차에 만들어진 별명인데 185㎝의 긴 신장으로 인해 빠르지만 어슬렁거리는 것처럼 보여 붙여졌다. 라뱅이라는 별명은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 옆집 아저씨가 라면 사러 가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라면 사러가는 병규’의 줄임말인 라뱅이다. 처음엔 이 별명을 싫어했다. 난 열심히 하고 있는데 왜 라면 사러 간다고 하나 싶었다. 나중에는 애착이 있으니 나에게 별명을 줬겠지 하고 받아들였다. 두 가지 별명 중에는 적토마가 더 좋다.

 

▶ 응원하는 팬이 없으면 야구는 공놀이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의 팬서비스 의식 결여 논란은 매년 반복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팬이 있어야 야구를 할 수 있다. 요즘 사회적 거리두기로 야구장에 팬들이 없어서 재미가 없다. 아마 선수들은 코로나19로 인해 팬들의 소중함을 더 느꼈을 것이다. 팬서비스도 야구의 일부분이다. 선수들이 더 명심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 인생에서 겪어본 가장 큰 위기와 극복 방법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가장 큰 위기는 2003년, 1루 베이스를 밟다가 왼쪽 십자인대가 끊어지면서 시즌 아웃을 당했을 때다. 1년을 통째로 야구를 쉬면서 수술과 재활을 하는 과정이 힘들었다. 그보다 더 괴로웠던 것은 앞으로 야구를 못 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었다. 그해 11월에 현 아내와 결혼 약속을 했던 상황인데 시즌 아웃에 해외 수술, 3개월의 재활까지 이뤄져 인생 최대의 큰 위기였다. 이런 큰 고비를 넘고 그다음 해부터 다시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 나에게 야구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된 터닝포인트이기도 했다.

 

▶ LG트윈스 17년 선수 생활 후 영구결번으로 기록되고 은퇴 후 다시 코치로 활동 중이다. 팀에 대한 애착이 남다를 것 같다.
나는 항상 얘기한다. LG트윈스는 나에게 가족과 같은 팀이라고. 어떻게 보면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팀원과 함께 보낸 곳이기에 가족이라는 단어를 쓴다. 집에 있는 가족들도 다 알고 있다.

▶ 선수로 활동할 때와 코치로서 지도할 때의 차이점은 무엇이고 어떤 것이 더 적성에 맞는가.
선수는 경기 전 컨디션을 확인하고 준비하며 자신만의 시간을 가진다. 하지만 코치는 선수 전체를 다 봐야 한다. 처음 코치로 활동했을 땐 20여 명의 선수를 다 확인하기 힘들었지만 4년째 하다 보니 노하우가 생겨 선수 개개인의 기량을 발전시키기 위한 역할을 다 하고 있다. 선수와 코치 모두 적성에 맞지만, 코치가 더 힘들다.

 

▶ 야구 팬들에게 어떠한 선수이자 코치로 기억되길 바라는가.
그냥 야구장에서 열심히 뛰어다니던 선수로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코치는 뒤에서 서포트하는 사람이다. 앞에서 빛을 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코치로서 큰 소나무와 같이 선수들의 든든한 버팀목이었음 좋겠고, 선수들만 내 노력을 알아줬으면 한다.

 

▶ 코치 이병규로서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팀원들의 건강 상태를 신경 쓰며 기량을 발전시키는 것은 당연하다. 코치나 선수를 떠나 팀원 모두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가고 있어서 당연히 목표는 LG트윈스의 우승이다.

 

▶ [공/통/질/문] 마지막까지 자신과 함께하고 싶은 ○○은 무엇인가.
야구도 중요하지만 첫째는 가족이다. 선수 활동 당시 되게 예민해서 가족들에게 소홀했던 것이 많이 미안했다. 그래서 더 가족과 함께하려 노력하고 있다. 또한 앞서 얘기했듯 LG트윈스도 나의 가족이다. 나의 두 가족을 모두 포함하는 의미로 마지막까지 나는 가족과 함께하고 싶다.

 

▶ 끝으로 이 사회를 살아가는 대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인재들이다. 힘든 시기지만 파이팅해서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며 이 시기를 극복했으면 좋겠다. 단국인 모두 파이팅이다.

Epilogue
오랫동안 하나의 길을 걸어가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이 코치는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답변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그는 선수 시절부터 LG트윈스의 우승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지금도 그의 목표는 같다. 이제는 선수가 아닌 코치로서 우승을 향해 걸어갈 뿐이다. 기자를 포함해 많은 대학생은 지금 자신이 걸어가는 길에 불확실해 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 바라는 목표를 향해 걸어간다는 것은 확실하다. 비록 조금 돌아가더라도 묵묵히 노력하며 걸어간다면 언젠가 목표에 도달해 있을 것이다. 이 코치가 걸어왔고, 걸어갈 그 길처럼.

조성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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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p_gunny@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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