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자본으로 일궈낸 소셜 벤처의 비결 - 개로만족
소자본으로 일궈낸 소셜 벤처의 비결 - 개로만족
  • 강혜주 기자
  • 승인 2021.05.18 13:53
  • 호수 14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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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개로만족
▲ 개로만족의 한아름 대표(왼쪽 위)와 행복한 표정의 근로자들 
▲ 개로만족의 한아름 대표(왼쪽 위)와 행복한 표정의 근로자들 

형형색색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유과부터 다식, 단호박말이까지. 할머니들이 직접 정성껏 빚은 이 한과는 놀랍게도 애견 간식이다. ‘개로만족’은 손주에게 언제나 좋은 음식만 먹이고 싶어 하는 우리네 할머니의 마음을 담아 우리나라 전통 간식인 한과 모양으로 애견 간식을 제작한다. ‘강아지에겐 더 건강한 간식을, 할머니에겐 행복한 일상을’이라는 이념으로 창업해 현재 근로자 평균나이 68세의 기업을 운영 중인 한아름(24) 대표를 만나 그의 창업 여정을 들어봤다.


개로만족은 노령 인구 직접 고용과 유기견 후원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소셜 벤처다. 사회에서 살아가는 많은 구성원 간 공생의 필요성을 느꼈다는 한 대표는 기업이 불평등 해소를 위해 힘써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대학 재학 중 그는 사회적 책임감을 갖춘 실천형 비즈니스를 고안하는 ‘한국외대 인액터스’(이하 인액터스) 활동을 통해 처음 창업을 접했고, 2019년부터는 이 사업 아이템에 그의 가치를 담아 발전시켰다.

▲ 개로만족이 판매하는 한과 애견 간식
▲ 개로만족이 판매하는 한과 애견 간식

최근 비주류 간식이 된 한과에 대해 한 대표는 “할머니와 잘 어울리는 간식을 고안하던 중 한과가 떠올랐다”며 “제작에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가고, 귀한 손님에게 대접한다는 특징이 우리 기업이 추구하는 컨셉과 잘 어울렸다”고 사업 선정 배경을 밝혔다. 이로써 우리 음식을 알리는 또 다른 소셜 미션을 수행하는 동시에 다양한 한과의 종류 덕분에 제품군 확장이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미 레드오션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애견 간식 사업에서 개로만족이 차별화되기 위해 노력한 건 이뿐만이 아니다. 개로만족은 높은 단가에도 모든 재료를 국내산만 사용하고 구매 전 재료를 맛보며 제품 자체의 경쟁력을 높였다. 소비자를 향한 정직한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그는 홈페이지에 원재료 함량도 구체적으로 공개하며 믿을만한 간식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사업 아이템 확정 후 장년 노동자 고용 경로를 고민하던 그는 노인 일자리 개발을 돕는 ‘시니어클럽’을 접했고, 한국외대가 위치한 ‘동대문시니어클럽’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노동자를 소개받았다. 덕분에 보건복지부 ‘노인 일자리 창출’ 사업에도 선정돼 노인 임금 지원도 일부 받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한 대표는 노동자 개인의 성장을 위해 펫푸드 제작 직무 교육과 추후 펫푸드 관련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도록 전문성 교육도 진행 중이다.


제작 공장이자 사무실은 바로 그의 집이다. 단독 주택에 거주해 남는 공간이 있던 그는 부모님께 사업 취지와 포부를 설명하고 대여했다. 이외 사업에 필요한 비용은 사비 지출 없이 교내 창업 경진대회와 창업 프로그램에서 10회 이상 수상하며 받은 상금으로 마련했다. 인액터스에서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창업 교육을 통해 초기 창업 기틀을 잡았고, ‘현대해상’ 씨앗 프로그램 선정으로 추가 자본을 확보했다. 지난 3월에는 사회적기업진흥원 지원사업에 선정돼 성과에 따라 연간 최소 1천만 원 이상 지원받을 예정이다.


창업 후 매일 발로 뛰며 어려움이 많았다는 그는 “창업으로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지만, 성장은 보장된다”며 A부터 Z까지 직접 경험하기 때문에 넘어지고 회복하며 자신을 알아가는 창업에 도전할 것을 추천했다. 또한 도전 후 꿋꿋이 버텨야 성과를 볼 수 있는 만큼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그 어떤 역량보다도 꾸준함을 강조했다.

 

 

* 바로 잡습니다

1481호(지난 18일) 4면에 실린 <소자본으로 일궈낸 소셜 벤쳐의 비결> 기사 제목 중 '사비없이'를 '소자본으로'로 수정합니다. 또한 기사 내용 중 언급된 '제작 공장'에 대해 '해당 공간은 원래 카페 개업 예정이었지만, 사료제조업 허가를 받고 공장으로 개조해 사용중이다.'라고 덧붙입니다. 신문 제작 과정에서 오류로 기사 전반의 내용이 잘못됐음을 알립니다.

독자들께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강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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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jriver@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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