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청소노동자 시위, 참아왔던 울분 터져
교내 청소노동자 시위, 참아왔던 울분 터져
  • 신동길·고혜주 기자
  • 승인 2021.09.07 10:47
  • 호수 14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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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측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 필요”

지난 6월 범정관 앞에서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서울본부 단국대분회(이하 노조)가 32일간 중식집회를 열었다. 해당 집회는 죽전캠퍼스 청소노동자(이하 노동자)들로 조직된 노조가 정년퇴직과 사직으로 줄어든 노동자 인원에 대해 별도의 충원 없이 업무를 진행하게 된 것에 반대하며 시작됐다. 집회 이후 줄었던 11명의 빈자리 중 8명은 충원이 완료됐으며, 남은 3명은 집현재 정상화 후 채워질 예정이다.

 

우리 대학과 노동자 사이의 고용 관계는 간접 고용 형태로 하청인 ‘대교산업’에 용역비를 지급하고 있다. 노동자 수는 죽전캠퍼스 101명, 천안캠퍼스 87명이 배치돼 있다. 이들의 업무시간은 8시간으로 임금은 사대보험을 포함한 최저시급이 지급된다. 한편 이번 집회와 관련해 천안캠퍼스의 경우 죽전캠퍼스와는 별개의 노동조합이 운영되고 있으며 인원 충원, 물품 지원, 임금 등에 대해 별다른 갈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는 “건물 개수는 늘어나는 반면 노동자는 계속 감축됐다”며 “집회를 하지 않았다면 충원은 없었을 것”이라 말했다. 그들은 집회에서 ▲인원 충원 외에도 정기회의, 노동자 면담, 문서 작업 등을 위한 ▲노조 사무실을 요구한 상태다. 또한 ▲휴게실 개선 ▲직고용 ▲정확한 업무 범위 설명 ▲복지(식대, 성과금, 시간 외 수당 등) 확대에 대한 논의를 희망했다. 특히 휴게실 상황에 대해 노조는 대부분 창문과 환풍구가 없고 에어컨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열악한 환경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노동자 A 씨는 “휴게실에 싱크대가 없어 화장실에서 설거지하다 학생들과 마주치면 미안해진다”고 말했다.

 

죽전캠퍼스 총무인사팀 강동헌 과장은 집회의 배경인 인원 감축에 대해 “학령인구 감소와 같은 이유로 매년 예산을 절감하는 상황에서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인원 감축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 사무실의 경우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학교에서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며 결정된 바가 없음을 전했다. 휴게실 개선 요구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지낼 수 있을 정도의 휴게실 환경을 조성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직고용은 아직 계획에 없다고 답했다. 또한 강 과장은 “학교 전체 미화 관리는 대교산업에 일임한 상태”라며 업무 범위와 복지 문제는 계약 절차에 따라 노동자와 중간 용역업체의 소통을 통해 우리 대학으로 의견이 전달되면 업체와의 협의를 통해 개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교산업 관계자는 “노조가 이의를 제기한 업무 범위인 야외 계단과 주차동 청소는 원칙적으로 맞는 경우”라며 미화와 관련된 부분은 모두 노동자의 업무 범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성과금과 시간 외 수당과 같은 복지는 용역비 형편상 지급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노동자들의 이해를 구했다. 노조 사무실 요구에는 “시설이 가장 잘 돼 있는 대학원동 휴게실에 칸막이를 놓고 사무실을 만들면 냉·난방 등 기본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노조 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교내에서 중식집회가 열린 만큼 집회를 바라보는 학우들의 의견도 다양했다. 학생모임 ‘새벽’은 “노동자의 소속은 하청 업체지만 업무 지시를 내리는 것은 대학이므로 학교와 대교산업 모두에게 이 문제를 해결할 책임이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그들은 직고용에 관련해서도 “최근 많은 대학이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는 추세”라며 우리 대학도 흐름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재학생 B 씨는 “직고용주는 대교산업인데 학교에서 시위를 하는 점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면서도 “3자 협의체를 구성해 각자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앞으로의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소통 방식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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