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에 대한 윤리적 규제
연구에 대한 윤리적 규제
  • 여지우(커뮤니케이션·1)
  • 승인 2021.11.09 14:37
  • 호수 14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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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에 대한 윤리적 규제’는 방패인가 족쇄인가

지난달 20일 미국 뉴욕대의 로버트 몽고메리 박사팀은 유전자를 조작해 종이 다른 동물의 기관을 사람에게 이식하는 ‘이종이식’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현재 장기 기증자의 수는 장기 이식 환자보다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국내 장기 이식 환자는 평균적으로 5년 가량의 시간을 끊임없이 기다리고 있으며, 이식 수술 대기자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사람들만 수술을 받고 있다. 작년을 기준으로 장기 기증을 기다리다 사망한 국내 환자는 2천100여 명에 달하며 매년 사망자의 수는 증가한다. 이번 이종이식의 성공으로, 부족한 장기 기증자를 대체할 방안이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휩싸이고 있다.


‘이종이식’과 관련해 과학 연구에서는 윤리적 잣대를 대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이 있지만, 과학 연구에 대한 윤리적 규제 문제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여론도 불거지고 있다. 연구의 윤리적 규제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이종이식을 비롯한 유전자 조작 등의 연구 과정에서 생명 경시 풍토를 조성할 수 있고, 생명의 존엄성을 훼손할 수 있기에 오히려  윤리적 규제가 더 철저해져야 함을 근거로 든다.


반면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소수의 희생으로 다수의 생명을 살릴 수 있기 때문에 과학 연구는 윤리적 규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필연적이기에, 낡은 관습에 규제를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을 근거로 들기도 한다.


기술의 발전과 윤리의 문제는 이전부터 활발하게 논의돼 왔다. 과학과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기에 연구의 윤리적 규제라는 주제에 대해서는 많은 입장 차이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생명을 다루는 일은 무엇보다 신중해야 한다. 현재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연구를 낡은 윤리적 관습이 좇아가지 못해 윤리적 공백이 생겼다. 그러나 윤리란 ‘그런데도 지켜야 하는 것’이기에, 우리는 기술 연구와 윤리적 관습의 간극을 줄여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술의 발전과 윤리적 규제가 적당한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다양하고 활발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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