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 꿈꾸는 신기루
욕망이 꿈꾸는 신기루
  • 단대신문
  • 승인 2021.11.09 14:33
  • 호수 1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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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청년 대상의 한 의식조사를 통해 현대 청년의 경향은 탈물질주의와 분배 지향성이 높아진다는 결과를 보여줬다. 물질주의적 성향을 가진 기성세대와는 다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물질주의 자아를 가진 자본주의는 당연히 인간의 이기심과 합리성을 장려해왔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인간은 변화 속에 발전하는 존재이기에, 최근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소비자의 가치관 변화에 따른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경영 행태를 두고, 이를 문명사의 변화라고 하는 의견도 강하게 존재 한다. ESG를 천명하는 기업들 또는 이와 관련된 기술을 내세우는 자본주의라는 게임에서 승리한 기업들이 ‘잘 그려진 새로운 인류라는 색채로 뒤덮인 슬로건이 그들의 내부 체제와 이념 속에서도 동일 맥락 속에서 운영되고 있을까?’ 라는 질문을 하면서 세상을 본다. 동시에 이들의 반대편에서 지속적으로 본질에 대한 추구와 지분의 확보를 통한 자본주의의 징검다리를 건너는 그룹들을 보면서 두 부류를 향한 질문들을 하나의 질문으로 묶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면성은 인간 문화사 속에서 때로는 인간이 벗어날 수 없는 하나의 속성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역사 속에서 실질적 반복과 극적 각색을 지속해왔다. 어떻게 보면 가면이 흰색이든 검은색이든 그 안에 숨겨진 얼굴은 처절한 인간의 욕망이고 고상한 이상을 저버린 흉하게 일그러진 형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공지능 시대의 횃불을 들고나온 영웅적 글로벌 기업은 얼마 전 인공지능 사업부를 매각하는 결정을 했다고 한다. 빅데이터로 인간의 능력을 누르고 성공을 장담하던 사업도 중도 포기 사태를 선언했다. 인간 능력의 확장을 내세웠고 새로운 인류사에 대한 공헌의 폭죽놀이에 인간은 한순간 두려움에 떨기도 했다.

 

지금 기술계는 어떤 의미에서는 인간의 존재를 부정하는 형태를 갖는 세계를 창조하려고 하고 있는지 모른다. 가상 이미지를 구성하는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때론 실사와 구분이 힘든 콘텐츠를 볼 때가 있다. 여기에 동작을 부여해 비인간형 객체를 실제적인 이익 생성 플랫폼에 입성시키는 시나리오가 현실로 이뤄진 것이다. 

 

자본주의적 발상은 개인의 영역까지 미디어에 노출해 이익의 극대화를 외치고 대중을 이에 열광하게 만들어 물질적 보상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지금은 너무도 당연하게 확산되고 있다. 무조건적인 믿음과 신뢰는 어쩌면 낭만주의적 심리의 특징으로 볼 수 있다. 낭만주의가 갖는 폐해는 이미 역사 속에서 여러 번 봐왔지만, 역사는 반복되기에 우리는 미로에 빠져 남가일몽 속에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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