⑯ 알바를 해도 모자란 돈, 고달픈 자취생 생활
⑯ 알바를 해도 모자란 돈, 고달픈 자취생 생활
  • 음악칼럼니스트 천미르
  • 승인 2021.11.23 16:04
  • 호수 14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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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 월세 내고, 휴대폰 요금 내고, 다음 학기 등록금을 위한 적금까지 이것저것 하니 알바해서 벌고 남은 게 거의 없네. 친구랑 술도 마시러 가고, 여행도 가고 싶은데 역시 이번 달도 그른 것 같다. 다음 달에는 알바 시간을 더 늘려야 하나 고민이다. 이번 자취방 계약이 끝나면 조금 싼 방으로 옮겨야겠다. 부모님 손 벌리지 않고 대학 생활을 하려는 자취생들은 오늘도 참 고달프다.

 

I Need A Dollar - Aloe Blacc


스타카토로 연주되는 피아노와 바운스가 느껴지는 베이스 연주가 중심을 잡아주는 Aloe Blacc의 대표곡이 오늘의 첫 번째 추천곡이다. 곡 제목에서 보듯이, 빠듯한 자취생활에서 조금 여유로운 자금이 있기를 바라는 누군가의 마음을 노골적으로 표현한 곡이라 생각한다. 집에 손을 벌리기도 힘들고 학비에 생활비를 충족시키기에도 벅차지만 희망을 놓지는 않는 모습을 상대적으로 밝은 분위기의 사운드로 나타내는 듯하다. 피아노 사운드에 맞춰 스타카토로 함께 연주되면서 중간중간 변주를 주는 브라스의 사운드는 단조로운 곡의 구성에 신선함을 추가해준다.

 

Bills - LunchMoney Lewis


빠듯한 예산에서 갑작스럽게 날아온 청구서에 당황한 적 있는가. 허탈한 순간 어이없는 웃음이 나오는 모습이 떠오르는 두 번째 추천곡이다. 경쾌한 피아노 연주와 드럼의 사운드는 멘붕에 빠져 정신없는 듯한 느낌을 주고, 익살스러운 보컬이 더해지면서 "에라 모르겠다!"라며 모든 것을 놓아버리는 듯하다. 벌스에서 연주되는 낮은음의 피아노 사운드와 훅의 높은음 연주가 대비를 이루면서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또한 비트를 잘게 쪼개서 연주되는 드럼의 사운드 덕분에 뭔가 다급한 느낌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곡 후반부 브릿지 파트에서 안쓰러운 듯한 보컬 파트와 아웃트로의 애드리브 파트는 그야말로 혼란에 빠져버린 누군가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나중에 꼭 쓸 곳이 있어 돈을 모아뒀지만, 까먹었던 공과금 혹은 후불 교통카드 대금이 자동이체로 빠져버려 예산에 펑크가 나본 적 있는 사람들에게 공감이 되는 노래가 아닐까 생각한다.

 

Weight in Gold - Gallant


앞선 두 곡은 어떻게든 처연하게 해결하려는 밝은 분위기의 곡이라면, 세 번째 추천곡은 현실의 상황이 벅차 현실 한탄을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곡이라 할 수 있다. 뭣도 모르고 자신 있게 독립을 선언했지만, 학업과 생업을 병행하는 것이 정말 힘든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누군가의 모습이 생각나게 한다. 특히 이래저래 빠져나갈 금전적인 부분들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부담감과 스트레스들에 짓눌려 혼자 터덜터덜 자취방에 돌아오니 서글픈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것 같다. 호소력 짙은 Gallant의 팔세토 창법과 묵직하게 깔리는 전자 오르간 사운드가 암울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훅에서 한 음씩 길게 연주되는 멜로디는 힘든 현실에 소리치는 것처럼 들린다. 인트로와 벌스에서 나오는 멀리서 울려 퍼지듯 연주되는 기타의 사운드는 공허하고 허탈한 마음을 나타내는 듯하다.

 

Freedom - Anthony Hamilton & Elayna Boynton


세 번째 추천곡에서 느꼈던 허탈함을 이겨내고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 모습이 떠오르는 네 번째 추천곡이다. 지금은 힘들긴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담아낸 듯한 곡으로 지금의 제한사항들이 많은 현실을 벗어나 자유를 갈망하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컨트리 록 느낌으로 탬버린 사운드와 허스키한 여성 보컬, 가성이 매력적인 남성 보컬까지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무엇인가 결심을 하고, 절망감을 털어버리며 일어나는 결의에 찬 모습이 나타나는 곡이라 생각된다. 영화 속 주인공이 역경을 이겨내고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이 나올 때, 딱 어울리는 곡이 아닐까.

 

어른 - 최예근밴드


기세 좋게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고, 성인이 된 것을 만끽하려 했지만 꿈꾸던 생활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새내기라면 이 곡에서 말하는 것처럼 생각하지 않을까. ‘싱어게인'을 통해 주목받았던 최예근의 곡 ‘어른'이 오늘의 마지막 추천곡이다. 곡 인트로와 아웃트로에 사용된 허밍과 같은 멜로디로 연주되는 베이스 사운드도 인상적이며, 훅에서 나오는 파워풀 하면서도 허스키함이 섞여 있는 보컬도 매력적이다. 학교생활 하면서 알바 1개 하는 것만 해도 벅찬 자신에 비해서 대학 생활도 착실하게 하면서 일도 더 많이 하는 어른스러운 친구나 선배들을 바라보며 부러워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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