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의 함정
투표의 함정
  • 단대신문
  • 승인 2022.01.04 15:41
  • 호수 1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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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은 매 순간순간이 선택의 연속이다. 식사, 음료와 같이 메뉴를 정하는 사소한 선택에서부터 대학, 취업 등의 중요한 결정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일상은 늘 선택이 필요 없는 순간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하나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개인의 의견을 반영하는 투표를 하게 되는 장면은 우리의 일상뿐만 아니라 드라마와 영화 같은 장면을 넘어서 대통령 선거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오징어 게임>에서 첫 번째 게임이 끝나고 생존한 201명의 참가자는 생존게임의 결과에 패닉에 빠지고 게임을 그만하고 나가자는 의견과 계속해서 게임을 하자는 찬반의 투표를 하게 되는데 찬성 100명, 반대 101명으로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게임은 중단되고 생존자는 귀가 조치된다. 

우리의 일상뿐만 아니라 대표를 선출할 때 투표를 하는 방식도 다양하다. 때로는 투표하는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의외의 결과가 도출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단국대학교 학생대표를 선출하기 위해 A, B, C, D후보와 학생 대표인 50명이 참여해 각자 선호하는 순위를 매긴 결과 투표용지1(B>C>D>A)의 12표, 투표용지2(C>B>D>A)의 7표, 투표용지3(D>C>B>A)의 4표, 투표용지4(A>D>C>B)의 24표, 투표용지5(C>D>B>A)의 3표로 집계됐다.

투표 방식을 단순 다수대표제(다수결), 결선투표제, 보르다 및 콩도르세 투표방식을 적용하면 과연 누가 학생대표로 선출됐을까?

첫 번째는 단순 다수대표제로 선호하는 1순위만을 놓고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이다. A후보 24표, B후보 12표, C후보 10표, D후보 4표를 득표한다. 단순 다수대표제를 적용하면 A후보가 당선된다. 

두 번째는 결선투표제로 어느 후보도 과반수를 득표하지 못했을 때 다른 후보를 제외하고 1, 2위만 재투표를 하는 방식이다. A후보가 24표로 1위지만 과반을 넘지 못해 결선투표제를 적용하면 투표용지2, 3, 5의 각 경우에 B후보가 A후보 보다 선호하므로 모두 B후보를 지지하는 표가 돼 결선투표제에서는 B후보가 26표로 승리하게 된다. 

세 번째는 수학자 보르다가 제안한 보르다 방식이다. 순위에 따라 점수를 부여한 뒤 이를 총투표수와 곱해 합산한 값이 가장 높은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이다. 1위부터 순서대로 3, 2, 1, 0점을 부여해 점수를 계산하면, A후보 72, B후보 57, C후보 86, D후보 85점이다. 보르다 방식을 쓰면 C후보가 승리하게 된다. 

네 번째는 수학자 니콜라 드 콩도르세의 이름을 딴 콩도르세의 방식이다. 모든 후보를 한꺼번에 비교하는 대신 후보 2명씩 짝을 지어 비교하는 방식으로 A:D=24:26, B:D=19:31, C:D=22:28와 같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콩도르세의 방식을 적용하면 D후보가 선출된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수학이 진정으로 필요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선 수많은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어떤 투표 방식을 쓰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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