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시위가 불편하신가요
누군가의 시위가 불편하신가요
  • 승인 2022.01.04 15:37
  • 호수 1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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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단체 시위

◇ 바쁜 출근 시간대 한 지하철역에서 장애인 단체 시위가 벌어졌다. 그들은 역 승강장 사이에 휠체어를 끼워 지하철 운행을 저지하며 발언을 이어갔다. 그 여파로 해당 호선 지하철은 20여 분가량 지연됐다. 시민들은 지하철 연착으로 인한 피해를 봐야 했고, 이에 불편을 호소했다.

◇ 시위 후,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 법안은 국회의 문턱을 넘었다. 평화롭게 의견을 전할 때에 넘지 못하던 높은 문턱은 다른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소란을 일으키고 나니 낮아졌다. 누군가에겐 당연한 듯 주어지는 이동권이 그들에겐 발로 문턱을 깎아 얻어내야만 하는 것이었다.

◇ 장애인 단체 시위가 불편한 이들에게 묻고 싶다. 단 하루라도 장애인으로 살아본 적이 있는가. 아마 없을 것이다. 지하철이 없다면 버스를 타는 당신이, 어느 교통시설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본 적 있는가. 그들은 매 순간이 그랬을 것이다.

◇ 지하철역에서 막무가내 기습 시위를 벌이던 장애인 단체는 “버스를 탈 수 있게 해달라”고 말하고 있었다. 당신은 그런 말을 할 필요가 있던 적 있는가. 그 누구도 자신의 발을 지하철 문틈에 끼워 넣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하진 않았는가.

◇ 우리는 그 사람이 돼 보지 않고서는 절대 온전히 누군가를 이해할 수 없다. 그저 상황을 짐작하고 감정에 공감하며, 이해하고 있다 착각할 뿐. 당장 나의 살을 꼬집더라도 그 누구도 아픔을 느끼지 않지 않은가. 이것은 우리가 평생 타인을 이해할 수 없다는 말과 같다.

◇ 그렇기에 더더욱 이해하고자 노력해야만 한다. 나의 입장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입장에 입각해 상황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만일 당신이 지하철에 자신의 발을 끼워 넣게 됐을 때, 당신의 목소리를 불편해하기보다 귀 기울여줄 사람이 존재하길 바란다면 말이다. <政>

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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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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