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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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대신문
  • 승인 2022.03.22 16:32
  • 호수 1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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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정치적 이념, 문화적 취향은 어디에서 기원하는가? SNS 계정 속 당신의 인간관계 때문인가? 미디어에 의한 자의·타의적 영향력일까? 혹은 SNS 계정 속 누군가의 (미디어) 추천이나 혹은 본인이 관심 있는 정보를 취사선택한 결과일까? 어제 노출된 정보 혹은 이를 위한 획득 과정에 당신의 주체적 의지는 얼마만큼 반영됐는가? 


이전에 우연히 했던 몇 번의 클릭으로 유사한 정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게 됐는가? 인간과 기술을 포함한 누군가의 추천으로 새로운 취향이 형성됐는가? 혹은, 기존에 지녔던 취향이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증폭돼 당신의 취향이 공고화됐는가? 본인 스스로 취향에 맞는 정보만을 탐색, 추구하며, 소비하고 있지는 않는가? 여기까지는 동영상/정보 추천 알고리즘과 정치적/문화적 편향, 나아가 양극화된 사회 현상과 관련해 엘리 프레이저의 ‘필터 버블’ 현상, 혹은 최근 대두되는 ‘버블 파퍼'(알고리즘에서 벗어나 새로운 콘텐츠를 찾는 능동적 이용자)와 같은 학자들의 논의를 살펴보면서 해결 가능할 것이다. 혹은 제임스 웹스터가 주장한 ‘대규모 중첩 문화’의 대안점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기존에 지녔던 취향은 어디에서 형성됐는가? 가능성이 높은 두 가지를 고려해 보자. 당신의 인간관계(네트워크) 혹은 미디어의 수동적·능동적 노출일 것이다. 당신의 부모, 형제, 친구, 지인 등 인간관계 취향의 기원을 분석해 보면 이들의 취향이 태생부터 형성됐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들 취향 역시 간접 경험으로서의 미디어 혹은 인간관계에 의해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그들에게 영향을 미친 인간관계를 또다시 살펴봐도, 미디어 혹은 인간관계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다. 좀 더 본질적으로 논의해 보자. 인간은 그들의 관계 맺음에서도, 문화적, 정치적 이념을, 즉 광의의 취향을 중요하게 고려할 것이다. 이 취향은 어디에서 기원하는가?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위 논의의 답을 구하기 위해서 마치, 인류 근원과 인간관계의 본질을 탐구해야 할 것 같다. 앞선 논의에 이어, 커뮤니케이션 학자로서, 취향 형성에 관한 미디어 (매개의) 영향력을 강조하고 싶다. 매우 정교한 알고리즘과 필터링을 바탕으로 당신의 취향에 꼭 맞게, 당신의 취향을 ‘저격’하는 무엇이든, 매스 미디어를 통한 광범위한 노출이든, 벽화에 그려진 기호 혹은 상형문자이든, 인류는 미디어를 통해 인간과 인간을, 인간과 사회를 연결하고자 했다. 활자·문자 중심에서 영상 중심의 사회적 이동에도 인간은 정보 획득 및 전달을 위한 매개로써 여전히 미디어에 의존하고 있다. 메타버스로 매개된 사회로의 진화가 가속화 되고 있는 가운데, 나아가 더욱 정교한 추천 시스템에 의해 ‘나만을 위한’ 콘텐츠가 범람하게 될 내일의 상황에서 다시 한번 질문하고 싶다. 


당신의 취향은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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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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