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패션 수명을 지속 가능하도록!-네이크스
짧은 패션 수명을 지속 가능하도록!-네이크스
  • 이정온 기자
  • 승인 2022.04.05 14:28
  • 호수 14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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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네이크스

크롬, 폼알데하이드와 같은 중금속으로 만들어진 가죽은 주름지지 않아 쓸 수 있는 40%를 제외하고 버려진다. 그렇게 버려진 가죽에 남은 중금속은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다. 이러한 토양·수질 오염을 줄이기 위해 지속 가능한 패션을 지향하는 기업이 있다. ‘네이크스’는 친환경 소재로 의류를 만들어 소비자들의 윤리적인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의류 생산을 넘어 선인장 가죽과 같은 친환경 소재 개발에도 힘쓰는 네이크스의 서인아(31) 대표를 만나 창업 과정을 들어봤다.

▲ 서지흔 이사(왼쪽)와 서인아 대표(오른쪽)가 정면을 보고 웃고 있다.
▲ 서지흔 이사(왼쪽)와 서인아 대표(오른쪽)가 정면을 보고 웃고 있다.

네이크스는 ‘스네이크(Snake)’에서 S를 맨 뒤로 배치해 만들어진 브랜드명이다. 신화 속 영생을 상징하는 뱀 ‘우로보로스’의 이미지에서 착안해 지속 가능성의 의미를 담았다. 또 “가장 친환경적인 방법은 옷을 입지 않는 것”이라는 서 대표의 뜻에서 기인해 ‘벌거벗다(Naked)’의 복수형 ‘네이크스(Nakes)’로도 의미가 작용한다. 


경희대 의상학과를 졸업한 서 대표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를 대상으로 프로덕션 업무를 수행했다. 그는 패션 업계에 종사하는 동안 발생하는 의류 폐기물을 묵인하거나 빠른 의류 로테이션을 주도하는 기업들을 목격했다. 유행에 따라 금방 버려지는 옷들과 검사 당시에만 친환경적으로 염색하는 원단 업체들의 편법에 회의를 느껴 퇴사했다. 퇴사 후 그와 동일한 목표를 갖고 있던 서지흔 이사를 우연히 만나 함께 친환경 패션 기업 네이크스를 창업했다.

▲ 친환경 가죽으로 만든 가방이다.
▲ 친환경 가죽으로 만든 가방이다.

서 대표는 주전공인 패션으로 친환경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친환경 패션에 관심이 적은 이들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유명 기업과 협업해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에서 주최하는 환경 친화 캠페인 ‘롱기스트 런’에서 기부받은 의류를 리폼했고, 협업을 통해 대기업의 활동에 녹색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 그는 친환경 소재를 만듦으로써 동종업체 간 경쟁을 도모해 친환경 소재 개발 확산에 기여할 수 있다며 “이는 곧 대기업이 친환경 산업으로 유입될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사업을 시작한 2019년은 친환경 소재 원단이 시장에 드물었기에 구매 경로를 찾기 어려웠다. 지금도 공정 과정이나 원단 소재가 친환경이 아니거나,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과 맞지 않는 소재들이 많다. 이에 서 대표는 “원단 공장과 협력해 더욱 친환경 원단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창업을 준비하던 서 대표는 수익 관리와 더불어 개인 브랜드의 비즈니스화 같은 부분에서 경영, 마케팅에 대한 지식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는 선배와 동료들에게 질문하며 고군분투의 시간을 거쳐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그 과정에서 지원금만이 아닌 비즈니스 및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얻을 수 있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비건 화장품과 비건 소재같이 패션계에서도 서서히 윤리적인 생산 과정을 지향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에 서 대표는 비건 소재가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탄이지만 “비건 소재에 포함되는 폴리에스터도 세탁 시 플라스틱이 나온다”며 친환경 가죽의 범위 확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친환경 산업이 발전해야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산업의 발전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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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ni0928@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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