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과 라이선스, 투어 뮤지컬의 차이
오리지널과 라이선스, 투어 뮤지컬의 차이
  •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
  • 승인 2022.04.05 14:10
  • 호수 14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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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라이선스와 투어 뮤지컬
▲  <노트르담 드 파리>의 오리지널 서울 공연에서 배우가 열연을 펼치고 있다.

‘오리지널 뮤지컬’이라는 말이 있다. 흔히 외국 배우들이 직접 내한해 꾸미는 무대를 지칭한다. 유명 뮤지컬들의 오리지널 공연들은 꽤 인기가 높다. 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치열한 순간도 많다.


하지만 엄격하게 바라보자면,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공연에서 오리지널이라는 용어는 대부분 오리지널 캐스트, 그러니까 초연 배우들이 출연하는 무대만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그저 외국어로 꾸며졌다고 오리지널이란 용어를 쓰는 것은 ‘진짜’와 ‘가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유난스러운 집착이 낳은 해프닝이다. 프랑스어가 원작인 뮤지컬 작품을 영어로 번안해 올린 무대가 ‘오리지널 내한공연’이란 홍보 문구로 치장된 적도 있다. 오리지널에 대한 정체 모를 집착은 오히려 진짜 ‘오리지널’에 대한 홀대로 이어지기도 한다.


더욱 정확한 표현은 ‘투어 뮤지컬’이다. 투어 뮤지컬은 계획된 스케줄에 따라 장소를 옮기며 출연자에서 연출진, 크루나 스태프 등 일련의 참여자들이 일정 기간 순회하듯 무대를 꾸미는 무대를 말한다. 수입된 공연이란 점은 마찬가지지만 조금 다른 개념인 ‘라이선스 뮤지컬’도 있다. 공연을 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해 우리말로 번안하고 한국 배우들을 기용해 무대를 꾸리는 것을 말한다. 투어 뮤지컬의 장점이 원어가 지닌 뉘앙스나 문화적 표현을 그대로 전달하는 데 있다면, 라이선스 뮤지컬의 매력은 알기 쉽고 이해하기 좋은 현지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라이선스와 투어 뮤지컬 중 어느 것이 낫냐는 질문을 받을 때도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정답은 없다. 공연의 완성도는 라이선스냐 투어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얼마나 좋은 배우가 참여했는지, 무대의 업그레이드는 이뤄졌는지를 보는 편이 우열을 견주는 데 도움이 된다.


그래도 조언을 구한다면, 투어 뮤지컬의 경우 미리 음반이나 노랫말에 익숙해진 후 극 관람에 임하길 추천한다. 자막을 읽을 필요 없이 온전히 무대만 바라본다면 분명 재미는 배가될 수 있다. 유튜브 같은 SNS의 영상물을 미리 보는 것도 좋다. 이를 위해선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보상은 극대화된다. 그러나 보다 쉽게 즐기고 새로운 이야기를 현장에서 만끽하고 싶다면 라이선스 뮤지컬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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