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Sketc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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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소영 기자
  • 승인 2022.05.10 13:13
  • 호수 14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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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역사 – 제임스 게일 『조선, 그 마지막 10년의 기록』

 

<이 도서는 기자의 주관적인 추천 도서입니다.>

 

"조선에 당도할 수 있기를"

 

저    자    제임스 S. 게일
책 이름    조선, 그 마지막 10년의 기록
출판사     책비
출판일     2018. 11. 01.
페이지    p. 338

※ 퇴계기념중앙도서관 도서 보유
※ 율곡기념도서관 도서 보유

 

외부 세계와 완전히 단절돼 있던 나라. 심지어 이 나라로부터 공물과 사절단을 받아온 중국조차도 1894년 갑오개혁 이전까지는  이 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거의 알지 못했다. 이렇게 고립돼 있었던 나라는 바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우리조차도 전부 알지 못하는 한반도의 마지막 군주국가, 조선이다.

 

산외유산산불진(山外有山山不盡), 산 넘어 끝없는 산이 펼쳐진 반도국은 예로부터 외세에 의지하지 않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역사를 개척해 왔다. 마치 산속의 도인처럼 구축해온 이들만의 방식이 심각하게 요동치기 시작한 것은 여러 나라의 조약 체결에 응하게 되면서부터다. 이 책은 구한말, 조선의 마지막 10년을 담고 있다.

 

1800년대 후반을 떠올리면 책에 저물어 가는 나라의 처절한 흔적과 격동의 시대를 담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선교사이자 이 책의 저자인 제임스 게일의 조선 여행기에 무거운 내용은 의외로 없다. 조선인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조선을 사랑한 그가 기록한 조선의 모습은 지금과는 닮은 듯 다른 풍경을 하고 있을 뿐이다.

 

“정말 신기한 것은 이렇게까지 느려터진 나라가 빨리하라는 의미의 말은 엄청 많다는 것이다.” p. 101

 

한반도 역사 전체로 본다면 현재와 그다지 멀지 않은 시기의 이야기임에도 사고방식과 윤리의식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럼에도 한 소제목씩 읽어 나가다 보면 21세기까지 이어져 오는 얼과 한은 부정할 수 없게 된다. 책을 읽다 그 시절 조선인에 한국인의 모습이 투영되는 순간이 오면 ‘피는 못 속인다’는 구절이 절로 떠오른다.

 

외국인 시선으로 본 조선은 역사책 속 조선과는 확실히 다른 구석이 있다. 온돌을 프라이팬 방바닥이라고 묘사하며, 모든 조선 사람의 기쁨이라고 표현한 그는 순박한 일반 백성들에 대해서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무력하고 무능한 지도층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견해를 가감 없이 밝힌다. 

 

이때까지 우리는 지도층의 시선으로 쓰인 역사만을 좇진 않았는가. 만약 그렇다면 한 번쯤은 조선의 빛이자 전부, 최고의 보석이었던 ‘상놈’을 바라보길 권한다. 조선에 대해 관찰하고 기록한 최초의 저서인 이 책에서 가장 혼란스러웠던 10년을 살았던 그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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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43platform@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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