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피크닉 가기 딱 좋은 날이네
22. 피크닉 가기 딱 좋은 날이네
  • 천미르 음악칼럼니스트
  • 승인 2022.05.10 13:11
  • 호수 149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간고사도 끝나서 잠시 여유가 생겼다. 때마침 야외에서는 마스크도 안 쓰게 됐다. 일교차가 조금 있기는 하지만, 피크닉을 가기에 이보다 좋은 시기는 없을 것 같다. 1박을 하기에는 부담스러우니 가까운 곳에 당일치기로 갔다 오는 게 좋지 않을까? 오랜만에 SNS에 올릴 사진도 잔뜩 찍고, 못 가본 맛집도 가볼 기회! 꿀 같은 이번 주말을 놓칠 수는 없다.

Up Till Dawn - Lucas & Steve

중독성 있는 일렉기타의 리프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듯한 훅에서의 멜로디가 인상적인 첫 번째 추천곡. 프로그레시브 장르의 대표 DJ 듀오 Lucas & Steve의 대표곡이다. 곡의 가사 일부분처럼 해가 떠 있는 화창한 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강변이나 바닷가에서 친구들과 시원하게 맥주로 낮술을 즐기는 느낌을 준다. 훅으로 전환되기 전 분위기를 고조시키면서 핸드퍼커션의 사운드를 통해 바로 뒤로 이어질 사운드에 대한 기대감을 올려준다. 일반적인 프로그레시브 장르의 곡처럼 강력한 사운드를 기대하게 만들지만, 오히려 편하게 그루브를 탈 수 있는 사운드를 배치하면서 반전의 매력까지 갖고 있는 곡이다. 해가 질 때까지 여유를 느끼면서 순간을 즐기고 싶어지게 만든다.

 

I Need You - Jon Batiste

시험 기간으로 피폐해진 마음이 시험이 끝나자마자 속 시원한 해방감으로 가득해지는 느낌이 드는 오늘의 두 번째 추천곡이다. 곡의 도입부터 리듬감을 느낄 수 있는 콘트라베이스와 경쾌함으로 무장한 피아노가 귀를 즐겁게 한다. 거기에 더해 익살스러운 보컬과 중간에 섞이는 랩 파트는 이 곡의 분위기를 너무나도 잘 나타낸다. 간주에서 신스의 솔로도 피아노 사운드와 어우러지고, 곡의 엔딩에 나오는 색소폰 사운드까지 곡이 시작하는 순간부터 끝날 때까지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게 만든다. 피크닉을 갈 때 가장 즐거운 순간이 언제일까? 필자는 짐을 챙겨 집을 나서는 바로 그 순간이 가장 들뜬다고 생각한다. 그런 가장 행복한 순간에 어울리는 곡이 아닐까.

 

Pauline - Pomme

대학교 동기들, 같은 동아리 부원들도 좋지만 가장 마음이 편해지는 친구들은 역시 동네 친구들이 아닐까. 각자 일들이 있거나, 학교 때문에 떨어져 지내다 오랜만에 일정을 맞추고 같이 놀러 가는 것만큼 즐거운 일도 잘 없을 것이다. 이런 오래된 동네 친구들과 추억의 식당들과 카페에서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떠는 모습이 떠오르는 세 번째 추천곡이다. 하프, 콘트라베이스, 기타 등 다양한 현악기 연주뿐만 아니라 보컬에 작곡까지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주는 프랑스 아티스트 Pomme의 곡으로 드럼과 함께 나오는 탬버린 같은 핸드퍼커션의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어쿠스틱 사운드들은 그녀의 청아한 보컬과 잘 어우러진다. 다른 사운드 아래에 잔잔하게 코드 연주로 깔리는 오르간 같은 사운드가 앞서 말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Left Right Left - Charlie Puth

마음이 잘 맞는 친구들과 함께 거리를 걷다 보면 일부러 맞추지 않았는데도 걸음걸이가 맞춰지는 경험 다들 있지 않을까. 서로를 마주 보고 웃으며 수다를 떨면서 걸어가는 행복한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네 번째 추천곡이다. 경쾌한 피아노 사운드와 단순하지만 듣기 편한 드럼 사운드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시험 기간의 스트레스로 조금 힘들었지만, 다 끝난 지금 절친한 친구와 약속했던 곳에 같이 발맞춰 가는 모습에 이 곡의 가사와 대입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곡 후반부 하이라이트에서 보컬 부분을 레이어로 쌓은 부분은 마치 친구의 웃음소리와 자신의 웃음소리가 하모니를 이루는 것처럼 느껴진다.

 

Don't Kill My Vibe - Sigrid

독특한 창법과 특유의 음색, 파워풀함까지 매력덩어리인 Sigrid의 곡이 마지막 추천곡이다. 그녀의 4차원 같으면서도 장난기 있는 모습과 잘 어울리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젊고, 두려울 것도 없으니 남들 시선 신경 쓰지 않고 순간을 만끽하며 즐기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듯하다. 시험 결과가 어떻든 지금, 이 순간은 걱정을 내려놓고, 분위기에 몸을 맡기고, 행복한 시간을 갖는 우리의 모습처럼 들린다. 벌스에서는 약간 음울하게 들리지만, 훅으로 전환되면서 어느 순간 강렬한 무엇인가가 느껴진다. 이러한 대조 덕분에 훅과 하이라이트에서의 강렬하면서도 흥겨운 감정이 더욱 부각되는 것 같다. 오랜만의 피크닉 혹은 당일치기 여행의 가장 인상 깊은 순간에 잘 어울리는 곡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