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세계의 진의는 무엇인가
가상세계의 진의는 무엇인가
  • 단대신문
  • 승인 2022.05.10 13:25
  • 호수 1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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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차례 소란이 지나갔다. 한편으로는 선동의 아수라장이지 않았나 싶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극대화된 자본주의라는 울타리 안에서 과학이라는 분야가 기술로 대체 아니면 격하되는 현상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사회의 변혁으로 수긍해야 할지도 모른다. 과학의 기본은 논리적 가설의 전개와 증명이 가능한 사실들의 체계화를 통해 대상에 대한 이해를 추구하는 것이다. 요즘의 기술은 선전과 선동이라는 상위개념의 하위개념이 돼 비존재적 허구를 대중에게 강제로 파는 싸구려 방법이 되고 있는 것 같아 분노도 설움도 아니 묘한 기분이 든다. 


ICT의 격변하는 경향 중에 두드러지는 것이 메타버스(Metaverse)라고 할 수 있다. 소설에서 소개된 가상공간을 ICT 기술로 구축하고, 인간에게 대응하는 아바타를 통해 가상공간에서 인간세계의 삶을 연출한다는 시나리오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여기부터 비전문가에게 오해를 일으키는 요소가 존재한다. 현재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기술 수준에서 메타버스에 해당하는 것은 게임이나 가상·증강현실 정도이다. 하지만 메타버스라는 뿔피리를 불면서, 탐욕스러운 이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일부 그룹이 보여주는 어리석은 욕심에는 진정 허탈한 웃음을 참을 수 없다. 합리적 사고의 결정이 돼야 하는 과학을 비합리적 선동의 마케팅으로 치장한 괴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이들은 자아성취를 가상공간에서 완성해 현실적 자기 한계를 극복하고, 인간의 신앙의 대상마저도 메타버스 공간 안에 존재를 하니 이를 통해 영혼의 단계에 올라야 한다는 참을 수 없는 궤변을 목 터져라 열창하고 있다. 더구나 이런 선동을 하는 사람 중에는 대기업을 포함한 지식인들도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나면, 정말 자유로운 세상이구나 하는 모순을 느낄 수밖에 없다. 물론 선택의 범주이지만, 이 모든 비정상적인 것들은 합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결국 안식의 희망이 없는 현대인의 빈 가슴을 물질로 채울 수 있다는 허상을 거래하는 행위를 통해, 자신들의 채울 수 없는 탐욕을 숨긴 채 다수를 속이고 있는 것이다. 


ICT 기술이 만들어 낸 SNS가 갖는 특징 중 하나는 콘텐츠의 보급과 속도가 그 어느 시대보다도 넓고 빠르다는 것이다. 하지만 SNS가 현대사회에 가져온 영향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메타버스는 쉽게 내면을 알아볼 수 없는 화려한 포장을 하더라도, 텍스트나 영상 위주의 현재 SNS의 확장일 뿐이다. 하지만 그 공간 안에서의 부정적인 영향력은 이미 충분히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허위, 선전, 선동, 폭력, 프로파간다 등의 단어는 서로 연계된 개념이며 이들은 SNS라는 하나의 프레임에서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다. 가상세계라는 허상의 소용돌이에 말려들 경우, 현실에서는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심각한 혼돈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이미 우리는 그 진행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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