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의 90%이상이 A 또는 B 학점 받아···여전한 학점 인플레이션
졸업생의 90%이상이 A 또는 B 학점 받아···여전한 학점 인플레이션
  • 박아영·윤성원 기자·김혜윤 수습기자
  • 승인 2022.05.17 14:18
  • 호수 14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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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성적 평가 방식으로 학점 변별력 제고 노력
일러스트 가애리 기자
일러스트 가애리 기자

원격수업과 절대평가가 2년 넘게 지속되면서 작년 졸업생에게서도 학점이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되는 일명 ‘학점 인플레이션(이하 학점 인플레)' 현상이 관측됐다. 졸업생 10명 중 9명이 A나 B 학점 이상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학알리미’의 올해 졸업성적 분포를 분석한 결과 *환산점수 기준으로 80점 이상을 받은 죽전캠 졸업생 비율은 94%로 전년(90%) 대비 4%p 증가했으며, 천안캠 졸업생 비율은 95%로 전년(91%) 대비 4%p 늘었다. 이렇듯 B 학점 이상을 받는 졸업생 비율이 높아지자 학과(전공)별 평균 졸업 평점 평균 또한 작년보다 상승했다. 죽전캠의 경우 작년 평균 3.39점에서 올해는 3.48점으로 올랐으며, 작년 평균 3.28점을 보였던 천안캠은 올해 3.42점을 기록했다. 


익명을 요구한 A(경영·3) 씨는 “절대평가 초반에는 열심히 한 만큼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아 좋았지만, 갈수록 학점이 상향 평준화 돼 아쉬웠다”고 전했다. 또한 조유진(간호·4) 씨는 “절대평가로 인해 점수가 조금만 안 나와도 등수가 많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며 “학과 특성상 등수로 취업이 결정돼 학점이 매우 중요한데, 학점 인플레로 인해 스트레스가 크다”고 말했다.


학점 인플레는 전국적으로도 비슷하게 나타나는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교육부와 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22년 4월 대학정보공시 분석」에 따르면 작년에 B 학점 이상을 받은 대학생의 비율은 83.4%로 2020년보다 4.1%p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 이전의 B 학점 이상 비율인 71.7%와 비교해 11.7%p정도 더 높은 비율로, 여전히 많은 대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 대학 교육대학원 이영희(교육) 교수는 학점 인플레에 대해 “단순히 바뀐 환경에 맞춘 대응 방식을 취하다 보니 생긴 결과”라며 “다시 코로나19 이전 평가방식으로 돌아간다면 학점 비율도 이전과 비슷한 정도로 돌아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그는 “교육 전공자로서 ‘학점 인플레’의 명명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절대평가를 시행한다고 무조건 학점 인플레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면서, 오히려 학생 전체가 수업에 좋은 이해도를 보여주지 못했다면 수강생 중 A 학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학점 인플레 현상으로 학점 변별력에 공백이 생기자, 이를 메우고자 다수의 학교가 수업·시험방식 및 점수체계를 코로나19 이전 방식으로 되돌리거나 성적평가 방식을 일부 조정하고 있다. 우리 대학도 다양한 성적 평가 방식을 통해 학점 변별력을 제고하고자 했다. 죽전캠 학사팀 김재연 팀장은 “코로나19로 절대평가를 처음 도입했던 시기에는 보고서 작성처럼 한 가지의 성적평가 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학점 인플레가 생긴 이후에는 교수님들께 선택적 객관식, 서술형 주관식, 실기형 등 다양한 성적평가 방식 도입과 부정 방지 서약서, 시험관리·감독 방법을 전달해 학점 변별성을 높이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팀장은 2학기에 대면 수업이 확대된다면 대면으로 시험을 볼 수 있어 지금과 같은 학점 인플레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타대학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중앙대는 올해 1학기부터 ‘완화된 상대평가'로 전환했다. A 학점을 50% 이내로 부여하고, A와 B 학점을 합친 비율은 90% 이내로 제한했다. 성균관대 역시 A 학점을 50% 이내, A와 B 학점을 합친 비율을 90% 이내로 한정하기로 했다.


한편 학점 변별성이 낮아지면서 기업들은 채용 과정에서 학점뿐 아니라 자격증·대외활동과 같은 전반적인 스펙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취창업지원처 신소영(49) 컨설턴트는 “기업들이 인재를 평가할 때 실무 능력에 대한 평가 비중을 점차 높이고 있다”며 현장 실습, 프로젝트 수행 경험, 인턴 활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대비하고자 우리 대학은 링크사업단이 운영하는 다양한 산학협력 프로그램과 취창업지원처의 전문가컨설팅, 특강, 설명회 등을 진행 중이다.


*환산점수: 졸업 평점 평균을 백분율점수 평균으로 환산 한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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