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학문의 위기로 흔들리는 대학의 근간··· 기초학문 지원 필요성 대두
기초학문의 위기로 흔들리는 대학의 근간··· 기초학문 지원 필요성 대두
  • 윤다운·신동길 기자
  • 승인 2022.05.24 14:12
  • 호수 14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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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 교양교육과정과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기초학문 활성화 노력
일러스트 가애리 기자

 

기초학문은 응용학문이나 실용 과목의 기초가 되는 학문이다. 주로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해당한다. 그러나 최근 대학 내에서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기초학문 교육과 연구를 외면하고 취업이 비교적 잘 되는 응용학문을 선호하는 현상이 만연하다.


지난 3월 15일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의 인문학 관련 예산지원액은 2017년 3천64억 원에서 작년 3천226억 원으로 162억 원 증가했다. 반면 과학기술 연구 예산은 2017년 19조4천615억 원에서 작년 27조4천5억 원으로 40.8% 늘었다. 


대학가 사정도 마찬가지다. 2019년 ‘서울경제’와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전국 4년제 대학 180개를 조사한 결과, 자연계 기초과학 학과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 대학은 88개로 절반에 조금 못 미쳤다. 2012년 전국 대학의 인문계열 학과와 정원은 각각 976개, 4만6천108명이었으나 2020년 828개, 3만7천352명까지 줄었다. 학령인구 감소와 맞물리며 기초학문 학과 통폐합, 기초학문 연구 지원 감소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이건식(국어국문) 교수는 “사회가 전문화되고 세분되면서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위해 개발된 응용학문이 인기를 끌어 상대적으로 기초학문에 대한 선호가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재학생 A 씨는 현재 인문대학 소속 학문이 주전공이지만, 현재 경영학과를 다전공하고 있다. A 씨는 다전공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기초학문만 공부해선 취업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많이 받았다”며 “학문에 대한 배움뿐만이 아닌, 취업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경영학과를 다전공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영희(교육대학원) 취창업지원처장은 “기업이 단순히 응용학문 전공자를 원한다는 것은 피상적인 해석”이라며 오히려 인문학적 소양을 기반으로 기술적인 역량을 갖춘 인재를 원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전공 영역과 함께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추가적인 역량을 개발한다면 특정 전공자보다 효과적인 진로 준비를 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기초학문의 위기는 응용학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윤승준(자유교양대학) 교양기초교육연구소장은 입학경쟁률, 재학생 충원율, 취업률 같은 수치에 민감히 대응해야 하는 대학의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기초학문의 위축은 결과적으로 응용학문의 토대를 약화할 것이기에 매우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건식 교수는 “기초학문의 토대 위에서 응용학문을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응용학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며 우리 대학 구성원의 기초학문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기초학문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 대학은 다양한 제도와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있다. 공과대학의 경우 학사 과정상 1학년 때 ‘공학기초’ 강좌를 반드시 이수해야만 졸업할 수 있다. 이는 응용학문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전 필수적으로 기초학문을 배우게 하기 위함이다. 또한 ‘명저읽기’를 포함한 공통 교양 강좌를 통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인문학적 소양을 가르친다. 


우리 대학은 교양교육과정만으로는 충족하기 어려운 교양교육에 대한 제반 연구를 수행하고 그에 맞는 비교과 프로그램을 지원하고자 2020년 ‘교양기초연구소’를 신설했다. 이유진(교양기초연구소) 교수는 “기초 교양 강좌에 대한 관리뿐 아니라, 기초학문과 관련한 여러 비교과 프로그램들을 운영하며 재학생들이 기초과목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그 역할을 설명했다. 

 

* 바로 잡습니다

1492호 2면에 실린 <기초학문의 위기로 흔들리는 대학의 근간··· 기초학문 지원 필요성 대두> 기사 중 '우리 대학은 교양교육과정만으로는 충족하기 어려운 교양교육에 대한 제반 연구를 수행하고 그에 맞는 비교과 프로그램을 지원하고자 2020년 ‘교양기초연구소’를 신설했다.'를 '우리 대학은 교양교육과정만으로는 충족하기 어려운 교양교육에 대한 제반 연구를 수행하고 그에 맞는 비교과 프로그램을 지원하고자 했다. 이에 2013년 신설된 ‘교양기초교육연구소’를 2019년 부설연구소로 승격했다.'로 정정합니다. 또한 '이유진(교양기초연구소) 교수는'을 '이유진(교양기초교육연구소) 교수는'으로 정정합니다. 신문 제작 과정에서의 착오로 기사 내용이 잘못 실렸음을 알립니다.

독자들께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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