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확대는 약인가, 독인가
자유의 확대는 약인가, 독인가
  • 김민(국어국문·3)
  • 승인 2022.05.31 13:34
  • 호수 14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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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바라는 자유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식 연설에서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입니다”라 말하며 유난히 ‘자유’를 여러 번 강조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얼마 전 첫 지역 일정이었던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의 기념사에서도 ‘자유민주주의’를 다수 언급했다. 앞의 두 사례로 봤을 때 이번 윤 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자유’라는 것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자유’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윤 대통령은 과거 가치관 형성에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친 책으로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를 꼽았다. 해당 책은 “정부의 역할은 최소화해야 한다”며 기회의 평등과 자유가 추구돼야 한다는 자유 지상주의 경제학의 정수로 알려져 있다. 더 나아가 해당 책은 1980년대 신자유주의의 탄생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를 빌려 생각해보면, 윤 대통령이 언급한 ‘자유의 확대’에 담긴 뜻은 정부가 최소한의 감시자 역할만을 하고, 나머지는 시장에 맡겨 ‘자유로운 선택’을 하게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에선 이번 자유주의 선언이 우리 사회에서 빛바래 가고 있던 자유의 가치를 다시 일깨웠다고 평한다. 이전 진보 진영의 집권 기간에는 평등과 정의가 지나치게 강조되고, 자유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홀대받아 민주주의의 위기가 초래돼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일각에서는 과거에 우리나라가 그 어떤 나라들보다 빠른 성장을 이룩했던 것이 지나친 양극화를 초래했고, 불안정 노동자 증가와 세계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율과 같이 여러 문제를 발생시켰다고 말한다. 이에 지금 다시 자유시장에 입각한 빠른 성장을 통해 이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아직 현 정부가 취임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 ‘자유’는 민주주의에서 떼놓을 수 없는 형제 같은 존재이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수의 선진국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다. 그러나 너무 자유시장에 방관하는 자세를 취하다가는 오히려 기존의 사회 문제들이 해결은커녕 더욱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의 5년간 이번 정부가 유연한 감시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이상적인 자유의 확대’를 이룩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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