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다발
말다발
  • 김희선(국어국문·3)
  • 승인 2022.05.31 13:33
  • 호수 14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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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더 고쳐볼까요
수백 번은 들여다보았는데
길가에 핀 말 중
가장 예쁜 것만 꺾어왔어요

당신 베개 밑에 숨겨두면
아침 눈 뜨신 당신 코 아래
내 얼굴 속삭일까

날것의 말은 가시가 돋았으니
함부로 손대지 마셔요
어렵게 다듬은 말은
향내가 나는 법입니다

사각사각 가위질로
새 말을 써 내리고
풀을 문지르면
지워져 나가겠죠

당신과 나는 퍽 잘 어울리니
사랑은 뒤에 따라오지요
만을 더해도 과하지 않습니다

리본을 묶어 당신께 드리면 
고백이 되겠지요
“나는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제일로 멋진 말을 다발로 모아 
근사한 정원을 만들면
한 편의 시가 될테니
눈과 코로 읽어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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