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의 종말!? IPEF출범 그리고 우리나라의 도전
세계화의 종말!? IPEF출범 그리고 우리나라의 도전
  • 이은재(무역) 교수
  • 승인 2022.05.31 13:34
  • 호수 1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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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재(무역) 교수
이은재(무역) 교수

 

우리나라의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때쯤 클라우스 슈밥 회장이 방한했다. 일찍이 ‘4차산업혁명’이라는 어젠다를 처음 제시하며 세계경제포럼(WEF)을 이끄는 슈밥 회장과 안철수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현 국제경제 및 안보 상황에 대해 대화한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안 전 위원장은 “한국은 리쇼어링(Reshoring)에 많은 투자를 했으나 처참히 실패했고, 신(新)냉전 상황에서 초격자 기술 확보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슈밥 회장은 “전 세계 공급망을 ‘트러스트 쇼어링(Trustshoring)’으로 표현하며, 신뢰할 수 있는 국가끼리 새롭게 재편되기를 바란다”고 현 국제정세를 전망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영사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는 올해 3월 세계 주주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에서 “러시아의 침공으로 지난 30년 동안 경험한 세계화가 끝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침공한 즉각적인 결과는 자본시장에서 러시아의 고립으로 나타나겠지만, 결과적으로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평가했다.


또한 래리 핑크는 그간 글로벌 공급망에 있어서 ‘가격’이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었다면 앞으로는 가격보다는 ‘안전’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했다. 안전한 공급망이란 “이념의 체제가 중심이 되는 것으로 민주주의와 독재적 사회주의의 대결로 가게 될 것”이라고 현 시국을 진단한 것이다.


고위험 부실채권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고수익을 내는 세계적인 헤지펀드 회사 ‘오크트리 캐피탈’의 설립자인 하워드 막스 회장도 이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막스 회장은 “러시아산 에너지에 의존했던 유럽이 안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하며 “이제는 가장 저렴한 공급 대신 가장 안전한 공급에 자금이 몰릴 것이며 세계화가 현지화로 전환(Pivot)되고 있다”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의한 상하이봉쇄,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현존하는 비교우위이론에 따른 가격경쟁력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는 세계화의 종말을 의미한다. 가치이념과 안전을 가치에 중심으로 두고 새로운 글로벌 공급망의 구축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최근 서울서 개최된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기존 안보동맹에서 반도체와 같은 경제 안보 및 기술동맹까지 국제공조에 합의했다. 인도 태평양경제협의체(IPEF; 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는 관세 인하 같은 시장접근 분야를 제외한 경제 안보 중심의 글로벌무역, 공급망회복, 탈탄소 및 인프라, 탈세 및 부패 방지 등 4대 주요 의제의 국제 표준규범 정립을 위해 출범했다. 이에 미국, 한국, 인도를 비롯한 총 13개국이 가입했다.


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UNC TAD)에 공인된 선진 무역 8위의 대한민국을 세계가 신뢰하기에 ‘고요한 아침의 나라’를 소환하고 있다. 역사적 시대의 부름에 선도국으로서, 세계경영을 할 준비가 돼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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