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에서는 정말로 술을 마시지 않을까?
이슬람에서는 정말로 술을 마시지 않을까?
  • 명욱 칼럼니스트
  • 승인 2022.11.08 14:51
  • 호수 14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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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이슬람 국가에서도 조금씩 다른 음주문화

‘천국에는 특별한 술이 있다. 그것으로 그들은 숙취를 앓지도 취하지도 아니하며'라는 구절은 천국에 대해 숙취가 없다고 표현한 내용이다. 그렇다면 이 내용은 어디서 나오는 이야기일까? 흥미롭게도 술을 금기시하는 이슬람의 쿠란에 적힌 내용이다. 현세에서 못 마시는 술이 천국에는 넘쳐흐른다는 의미다. 생각해보면 이슬람교의 발상지인 중동지역은 세계 유명 술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맥주가 있고, 아라라트산에서 포도를 재배해 와인을 만들었다는 성서의 노아 이야기도 존재한다. 8세기에는 증류 기술을 발명해서 위스키, 보드카, 코냑, 소주 등 증류주를 만든 것도 알고 보면 이슬람의 연금술이었다. 이렇듯 이슬람 세계는 대단한 술 문화가 만들어진 곳이기도 하다.


과거 중동지역에선 술 관련 문학도 발달했다. 아부 마흐잔이라는 전사겸 시인은 술에 대한 집요한 애착을 나타내고 있다. “내가 죽으면 포도밭 옆에 묻어주오 죽은 뒤 술이 내 뼈에 사무치게끔 나를 사막에 묻지 말아다오 그러면 술맛을 못 볼 테니까” 11세기에는 이러한 글도 보인다. “술이 물에 닿으니 생기가 도는구나. 술은 물보다 부드럽고 물은 술에 비해 거칠기만 하구나. 술에 빛을 섞으면 더 많은 빛줄기가 생기는구나.”


이러한 이슬람 문화권이 금주하게 된 계기는 바로 이슬람교를 창시한 무함마드 때문이다. 술로 인한 폐해가 계속해서 생기다 보니 아예 금지해 버린 것이다. 다만 그 시기는 조금 애매해 보인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11세기까지 술 관련 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연금술에 의한 증류주가 발달했을 때 금기했다는 설도 있다. 쿠란에 보면 술이 금지되기까지 몇 단계가 보인다. 초반에는 ‘술은 신이 준 은혜’라고 시작한다. 다음엔 ‘취한 자는 예배 금지’이며 제일 중요한 부분은 ‘술은 예배를 게으르게 하는 사탄의 일’이라며 전면 금지하는 내용이다. 이슬람에서는 예배가 가장 중요했기 때문이다. 국가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중동의 주요 이슬람 국가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커피를 마시는 아랍 여인들의 모습이다.
▲ 커피를 마시는 아랍 여인들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슬람에서는 술 대신에 뭐를 마셨을까? 바로 커피다. 커피는 정신을 차리게 하고 예배를 잘 드릴 수 있게 도와줬기 때문이다. 그들은 낮에 일하고 해가 지면 집회장에 모여 밤을 새우며 예배를 드리곤 했다. 졸리지 않고 예배를 드리기 위해 커피의 각성 작용에 의지했다고 보는 것이다. 커피라는 이름의 유래도 카우하(Qahwa)라는 아라비아어로, ‘욕심을 깎는 것'이란 의미다. 원래는 와인을 뜻하는 용어로 쓰였지만 커피가 수면을 없앤다는 목적으로 마시면서 카후와라고 불리게 됐다. 알고 보면 커피의 어원도 술인 것이다.


그러나 음주 허용에 있어서는 이슬람교를 믿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 튀니지나 터키의 경우에는 술을 야외 카페에서 마시기도 하는 등 상당히 자유롭게 마시는 편이며, 이란도 의외로 허용하는 나라인 편이다. 이란에서는 원칙적으로 금지이긴 하지만 1979년 이슬람 혁명인 이란 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편하게 마시던 나라였기 때문이다. 금주가 제일 심한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다. 일반 국민은 당연하고 외국인도 마시면 안 되며 의술용으로도 잘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몰래 와인을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건포도에 물과 설탕 그리고 효모를 넣고 만든다. 결국 어떻게 하든 간에 인간은 술을 마신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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