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추위를 덮는 포근한 온정
시린 추위를 덮는 포근한 온정
  • 여지우 기자
  • 승인 2022.11.22 16:40
  • 호수 14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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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겨울맞이

겨울의 시작인 입동(入冬)이 지나고 얼음이 얼기 시작하는 소설(小雪)이 찾아왔다. 거리의  사람들이 목도리, 장갑 등 보온을 위한 옷차림으로 바꾼 것을 보며 확실히 겨울이 왔음을 눈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기자는 문득 달력을 보다 새해까지 50일이 채 남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평소 손으로 이것저것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기자는 추운 겨울을 맞아 주변인들에게 온기를 나눠야겠다고 다짐했다.

 

따뜻한 차와 곁들어 먹을 수 있는 쿠키를 만들어 나눠주기로 결정한 기자는 버터 쿠키를 만들기 위해 마트로 가 버터와 싱싱한 계란을 구매했다. 버터, 계란, 설탕 등을 넣어 만든 기본 쿠키를 냉장고에 넣어 휴지시킨 뒤 덜어둔 기본 반죽에 말차 가루와 코코아 가루를 추가해 쿠키 반죽을 추가로 만들었다.

 

휴지시킨 반죽들을 꺼내 기본 버터 쿠키와 말차 쿠키는 모양틀로 찍어내고, 반죽들을 모아 체크 쿠키까지 만들었다. 그 사이 예열해 둔 오븐에 180도에서 12분 간 구워주면 쿠키는 완성이다. 쿠키를 굽고, 식힘망에서 쿠키를 식히는 일련의 과정들을 반복하며 조금 지쳤지만 포장까지 끝내니 뿌듯함이 밀려왔다. 쿠키를 식히는 동안 산더미같이 쌓인 설거지를 마무리하고, 만든 쿠키를 건네며 같이 전할 쪽지까지 작성했다.

 

▲ 오븐 속에서 쿠키가 구워지고 있다.
▲ 오븐 속에서 쿠키가 구워지고 있다.

 

완성한 쿠키를 따뜻하게 데운 우유와 먹으며 여유를 즐기던 기자는 컵 표면에 생기는 물기가 불편해졌다. 부엌에서 컵받침을 찾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아 포기하던 중 뜨개 네잎 클로버를 만들기 위해 구비해뒀던 털실과 코바늘이 보였다. SNS에서 뜨개 컵받침 도안을 찾아보니 생각보다 쉬워 보이는 난이도에 호기롭게 도전했다.

 

▲ 컵받침 제작 전 모아둔 털실들이다.
▲ 컵받침 제작 전 모아둔 털실들이다.

 

처음에는 설명에 적힌 실과 구비한 실이 달라 크기를 가늠하지 못하기도 하고 기초를 넘어선 어려운 방법에 실패하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한 결과 컵받침을 완성할 수 있었다. 조금 이르지만 캐롤과 겨울에 어울리는 발라드를 틀어둔 채 뜨개질에 집중하다 보니 복잡한 생각들과, 여러 감정들로부터 해방되는 느낌이었다.

 

▲ 완성한 컵받침이다.
▲ 완성한 컵받침이다.

 

이후 찾아보니 사용하지 못하게 된 양말이나 폐마스크를 재활용하는 등 업사이클링을 통해서도 컵받침을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무언가를 제작하기에 앞서 많은 것을 찾아보고 더 경험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음 날 쿠키를 주변 사람에게 전하자 감사 인사를 비롯한 따뜻한 말들과 애정을 돌려받았다. 기자는 겨울의 한파가 아무리 매섭더라도 애정과 온기를 통해 견뎌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에 안은 채 집으로 돌아왔다. 겨울이라고 이불 속에 누워만 있지 않고 무언가를 만들고 나누는 경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훈훈한 애정과 사랑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 주변인에게 선물한 말차 버터 쿠키의 모습이다.
▲ 주변인에게 선물한 말차 버터 쿠키의 모습이다.

 

여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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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opeu@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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