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전, 단대신문 수습기자 합격 문자를 받았던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신입생 때부터 학보사에 들어가는 게 목표였던 기자는 그 날따라 평소 보지도 않던 운세를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설렘 반 긴장 반으로 휴대전화만 쥐고 있었다. 합격 후 가족과 친구들의 축하와 응원은 지금까지도 가슴 한편에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입사한 뒤 학보사의 모습은 기자의 예상과는 조금 달랐다. 기사 쓰는 일 하나는 자신 있다고 생각했으나 처음 실무 투입 후 받았던 엄청난 양의 피드백은 꽤 충격적이었다. 그뿐 아니라 수습기자였음에도 취재량이 상당했고, 학업과 병행하려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다짜고짜 인터뷰를 부탁하는 일도 여간 쉽지 않았다.
그렇게 수습기자를 거쳐 정기자가 되고, 기사를 쓸수록 첨삭은 줄어들며 선배와 동기 기자들의 칭찬은 늘었다. 취재와 기사 작성, 첨삭으로 지치다가도 힘이 솟는 이유였다. 힘들어하면서도 어느샌가 다음 호 아이템 발제를 준비하던 기자를 보면 말이다.
다음 기수의 수습기자들이 입사한 뒤 이름 뒤에 붙은 선배라는 낯설고 어색한 호칭은 새로운 동기부여였다. 선배다운 선배가 되기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또 동기와 선배 기자들뿐 아니라 후배 기자에게도 배울 점은 너무나 많았다. 그들의 신선한 발상과 열정, 빠른 배움의 속도는 놀라웠다. ‘여전히 부족한 기자가 그들을 감히 가르쳐도 될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한창 몸도 마음도 힘든 시기였던 하계방학, 역설적이게도 취재라는 운 좋은 기회를 통해 유명 방송인과 우리 대학 동문 선배를 만났다. 당시 두 취재원이 인터뷰 내내 기자에게 공통적으로 당부했던 말이 이따금씩 생각난다. 바로 “후회 없이 하고 싶은 모든 걸 하라.” 누구나 후회할까 봐 망설이는 선택이 있다. 이럴 때 안 하고 후회하느니, 하고 후회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이 말 한마디가 결국 학보사를 그만두려던 기자의 마음을 되돌렸다. 성공을 이룬 그들은 기자에게 가장 필요했던 위로이자 격려를 건넸다. 자신의 한계를 보지 않고 도망치려 했던 거울 속 모습이 부끄러워졌다. 이외에도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말들은 언덕을 오르던 기자의 등을 밀어줬고, 속으로 ‘세 번만 더, 두 번만 더’를 되새기며 달리다 보니 벌써 이번 학기 마지막 발행만을 남겨두고 있다.
“해봐야 알지.” 기자가 어렸을 적부터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다. 살다 보면 누구나 수많은 선택의 기로 앞에 선다. 기자는 지금까지 해온 선택으로 많은 것을 놓쳤을지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신하는 건, 도전해야만 결과를 알 수 있으며 포기하지 않은 그 자체로 칭찬받을 만하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안 한다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성장하고 있음에도 스스로를 낮게 평가했던 과거의 기자가 안쓰러우면서도 미안하다. 기자는 생각보다 강했고, 이제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믿는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독자도 자신에게 잘하고 있다는 격려의 한 마디를 건넬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