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충돌 막으려 매 순간 긴장” - 이종건 관제사
“항공기 충돌 막으려 매 순간 긴장” - 이종건 관제사
  • 이용현 기자
  • 승인 2023.03.07 16:00
  • 호수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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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건(29) 인천공항 관제사
전국에 비행 관제사 400명 뿐
작은 실수 승객 안전에 치명적
부담과 책임 극복이 가장 중요

Prologue
귀국, 출장 업무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곳, 바로 공항이다. 공항이나 하늘에서의 사고는 수많은 사람들의 안전에 영향을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지만, 언제나 안전한 비행을 위해 노력하는 관제사가 있기에 우리는 긴장과 불안 대신 창 밖을 구경하거나 휴식을 취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기자는 승객들의 안전한 비행을 돕는 하늘길의 안내인 이종건(29) 관제사를 만났다. 

 

▶ 자기소개 부탁한다.
국토교통부 서울지방항공청에 근무하고 있다. 2021년에 입사하여 인천국제공항 관제탑에서 관제업무를 했고, 현재는 서울지방항공청 관제사들이 관제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관제현업시설 지원, 타 기관협조 등 기타 행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 전국의 관제사는 400여명 뿐이다. 직업을 선택한 계기는.
어렸을 때 ‘항공기는 어떻게 서로 부딪히지 않고 하늘을 날 수 있는걸까’ 라는 호기심을 가졌고, 그때부터 항공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후 항공교통관제사라는 직업을 알게 됐고, 항공기 간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운항을 위해 하늘길을 안내하는 항공교통관제사에 매력을 느껴 이 직업을 선택하게 됐다. 

 

▶ 관제사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과 과정이 있었는가.
관제사라는 직업을 알게 된 후, 특성화고인 공군항공과학고에 진학해 항공관제를 공부했고, 졸업 이후 공군에서 7년간 관제사로 복무하며 국토부 항공교통관제사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항공 관련 전문지식과 영어를 공부했다. 관제사 채용시험에 합격해 인천국제공항에서 관제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 본인의 성격을 세  단어로 표현하면. 
침착, 순발력, 유연함인 것 같다. 항공교통관제업무는 2차원으로 움직이는 자동차와는 달리 3차원 공간을 계속해서 움직이는 항공기의 충돌을 방지하고 효율적인 운항을 위해 매순간 항공기의 흐름을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이렇다 보니 항공교통업무를 하면서 매순간 침착하고 순발력 있게 결정을 하고, 유연한 사고로 효율적인 항공교통흐름을 만들기 때문에 침착, 순발력, 유연함이 나를 가장 잘 나타내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 항공 통신 과정에서 외국과 차별화 된 점이 있는지
우선 통신간 언어는 일반적인 영어소통과는 달리 영어를 기반으로 하는 ‘용어’이다. 따라서 전 세계 어느 공항을 가더라도 조종사와 관제사 간 의사소통이 될 수 있도록 약속된 용어를 사용한다. 그렇다 보니 일반영어와 비슷하지만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관제 또한 전 세계에서 똑같이 업무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지만, 전 세계 최고 수준인 인천공항의 고도화된 장비나 시스템, 관제사 교육체계 등을 배우기 위해 여러 곳에서 방문을 희망하곤 한다.

 

▶ 비행기의 이착륙 과정에서 관제사와 조종사가 어떤 과정으로 소통하는지 설명해 줄 수 있나.
조종사는 지상에서 이동하는 순간부터 착륙 후 정지할 때까지 관제사와 매순간 교신하고 있고 조종사는 이착륙 모든 과정을 관제사의 정보와 지시를 받고 움직인다. 승객이 모두 탑승하면 조종사는 주기장에서 활주로까지 지상이동을 요청하고, 요청을 받은 관제사는 여러 항공기들의 분리와 우선순위를 결정해 지시를 내린다. 항공기 이륙 후에는 레이더 관제사의 이동지시, 교통정보를 받으며 정해진 항공로까지 비행한다. 

 

▶ 관제사의 말 한마디는 많은 사람들의 생명과 직결된다. 이에 대한 부담과 책임감이 상당할텐데.
작은 실수가 큰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항상 긴장감과 막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근무를 한다. 이로 인해 많은 부담감이 느껴지지만, 업무를 실수 없이 해냈을 때의 성취감 또한 크다. 그렇기에 매순간 부담감을 극복해나가려는 자세로 업무에 임하는 것 같다. 

 

▶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가 시간을 보내기 위해 공항을 찾는데, 본인의 여가시간에는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다.
보통은 여가시간에 운동을 하거나 혼자 집에서 쉬며 영화를 본다. 직장이 공항 근처이다 보니 여행객들로 인해 항상 활기찬데, 그런 활기찬 분위기를 자주 받아서 그런지 여가시간에는 사람이 없는 조용한 곳을 찾는다. 

 

▶ 관제업무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무엇인가.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작년 여름 근무 중에 갑자기 소나기가 내렸을 때다. 갑자기 안 좋아진 날씨 때문에 출항했던 항공기들이 모두 복귀하며 재접근을 요청했고 이륙을 대기 중인 항공기 또한 모두 정지했다. 신속하게 상황을 관련 기관에 전달하면서 항공기들에게 기상상황을 전파했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날씨가 좋아졌고, 항공기들은 다시 이착륙을 재개했다. 날씨가 급변하는 상황 속 항공기들이 이·착륙을 못하는 상황에 식은땀이 났다.

 

▶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환경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조그마한 실수에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큰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관제사들은 끊임없이 훈련한다. 시뮬레이터를 통해 비정상 상황에 대한 훈련을 지속적으로 받기 때문에 실제로 한계에 부딪힌 상황을 겪더라도 유연하게 대처한다.


  
▶업무 강도가 높은 관제업무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원동력은. 
수백 명의 승객을 태운 항공기들의 안전한 운항 지원을 오늘도 무사히 해냈을 때의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가슴이 벅차오른다. 큰 책임감에 따르는 성취감이 계속해서 관제업무를 하게 도와주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가 있다면 
코로나19 이후 감소했던 항공편이 다시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승객들이 큰 불편 없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국민들의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을 위해 대한민국 관제사는 불철주야 눈을 뜨고 있다. 앞으로도 안심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열심히 업무를 수행하겠다.


▶ 부담과 실수를 두려워하며 살아가는 20대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실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실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계속해서 도전한다면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늘 부담을 가지며 힘들어하는 20대에게 항상 파이팅의 문구를 보낸다.

 

▶ [공/통/질/문] 마지막까지 자신과 함께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마지막까지 함께하고 싶은 것은 가족과 행복이다. 나 자신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가정과 행복을 위한 항공교통의 편의를 위해 노력하고 싶다.


Epilogue
큰 일에는 큰 책임감이 따른다. 책임감은 그에게 부담과 긴장보다 삶에 대한 원동력을 줬기에 우리는 항상 즐겁고 기억에 남는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우리의 앞날에는 분명 크고 작은 책임을 질 일들이 분명히 생길 것이다. 그럴 때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성취해냈을 때의 기쁨과 만족감을 상상하고 혹여 실패하더라도 성장을 위한 한 단계라고 생각하는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어느 순간 성공해있는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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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eHyun@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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