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충주를 홀리다… 시민보다 구독자가 10만명 더 많아- 김선태 충주시청 주무관
유튜브로 충주를 홀리다… 시민보다 구독자가 10만명 더 많아- 김선태 충주시청 주무관
  • 송주연 기자
  • 승인 2023.03.21 15:49
  • 호수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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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태(36) 충주시청 주무관
하수처리장 `먹방' 인상적
쉽고 재밌게 알리는 게 핵심
공무원도 도전하는 자세 중요

‘홍보의 정석(定石)’은 무엇일까? 바로 많은 사람이 홍보물을 보도록 하는 것이다. 충주시를 알리기 위해서라면 하수처리장에서 밥을 먹고, 교도소 일일체험을 하는 물불 가리지 않고 홍보에 뛰어드는 남자가 있다. 지방자치단체 유튜브 채널 중 1위로 30만 구독자라는 성적을 내 이제는 유튜브 운영 전문관으로 임명된 김선태(36) 충주시청 주무관을 만나봤다. 

 

- 자기소개 부탁한다.
“유튜브 ‘충주시’ 채널을 운영 중인 충주시청 홍보맨 김선태 주무관이다.”

 

- 충주시 유튜브를 운영하게 된 계기는. 
“조길형 충주시장님이 시켜서 하게 됐다. 내가 먼저 유튜브 운영에 관해 보고는 드렸지만 실제로 유튜브 운영을 담당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래서 유튜브 첫 콘텐츠가 시장님께서 유튜브를 하라고 지시하는 영상이다.”

 

- 영상을 기획하고 찍을 때 무엇을 최우선으로 두는지 궁금하다.
“항상 조회수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홍보는 다수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봐야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 조회수를 위해서는 재미있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김선태 주무관이 하수처리장에서 `하이라이스' 먹방을 진행하고 있다.(출처 : 유튜브 `충주시')
▲ 김선태 주무관이 하수처리장에서 `하이라이스' 먹방을 진행하고 있다.(출처 : 유튜브 `충주시')

 

- 가장 기억에 남았던 기획은.
“유튜브를 시작한 시기부터 기획했던 ‘충주시 하수처리장에서 한 하이라이스 먹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모든 공무원들이 기피하는 험지인 하수처리장에서 하수처리장의 물과 색이 비슷한 하이라이스를 먹으면 더 유쾌하겠다고 생각했다. 조회수도 68만 회를 기록해 내 생각을 증명해준 영상이었다.” 

 

- 채널에 영상을 올리는 과정에서 반대는 없었는지.
“시청에서 많은 반대가 있었다. 특히 초기에는 타 공공기관 영상과는 결이 다른 B급 감성의 솔직한 영상 때문에 결재 과정에서 업로드를 못 한 경우도 있었다.”

 

- 충주시 유튜브가 성공할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충주시 유튜브가 재미있고, 남들과 달랐고, 홍보를 선도했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가 가장 중요했던 것 같다. 이런 특징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영상 업로드를 반대하는 결재과정을 이겨냈다는 점도 중요했다.” 


- 젊은 층의 공감을 끌어낼 만한 유행 콘텐츠를 활용하는데, 유행을 파악하는 본인만의 방법이 있나.
“많은 커뮤니티를 살펴본다. 요즘 인기 있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것을 조심해야 하는지 항상 모니터링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젊은 층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콘텐츠가 나오는 것 같다.”

 

- 조길형 충주시장과 함께 촬영한 영상이 많다. 보수적인 공직 사회에서 시장과 함께하는 콘텐츠를 기획한 의도는 무엇인가.
“영상을 접하는 시청자들은 평범한 공무원이 의외의 행동을 하는 것을 흥미롭게 생각할 것 같았다. 또한 시청에서 가장 다가가기 어려운 존재이자 가장 높은 직급인 시장님과도 함께해 충주시의 콘텐츠를 더욱 좋아해 주는 것 같다.” 

 

- 공직사회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발전을 위한 원동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공무원의 특성상 일을 많이 할수록 보상보다는 리스크가 크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가 공직사회의 발전을 저해하는 주 요인이다.”

 

- 타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홍보물을 봤을 때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인가.
“가장 큰 문제는 재미가 없다는 점이다. ‘재미’는 SNS나 유튜브를 활용한 콘텐츠를 만들 때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위한 필수 요소다.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점은 남들과 똑같이 한다는 점이다. 보통 용역업체나 전문임기제 직원을 통해 콘텐츠가 제작되는데 이럴 경우 천편일률적인 콘텐츠에 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충주시 유튜브 운영을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있는가. 
“본의와 다르게 오해를 사기도 하고 욕을 먹기도 해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있다. 그럴 때마다 모두가 만족하는 콘텐츠는 없다고 생각하고 다시금 정신을 회복하려 노력한다.”

 

- 충주시 유튜브의 촬영 및 제작 과정이 궁금하다. 
“주로 혼자 영상을 찍는다. 기획, 촬영, 편집이 주요 과정인데 스스로 전 과정을 전담하고 있다. 카메라맨의 경우엔 수시로 바뀌는데 같은 부서 직원이 될 수도 있고 옆 부서 직원이 될 수도 있다.” 

 

- 타 공공기관과 협업하며 영상을 제작했다. 협업의 장점과 어려운 점이 있다면.
“보건복지부나 행정안전부, 법무부 등 많은 기관과 협업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유관 기관들과 함께 협업하면 충주시의 현안 과제를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충주시의 급을 올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 협업은 대부분 해당 기관에서 먼저 요청하지만, 중앙 부처들은 결재과정이 굉장히 복잡하고 느려 어려움이 있기도 했다.”

 

- 충주시 홍보맨으로서 가장 보람찬 순간은.
“먼저 콘텐츠 제작자로서 내가 생각했던 기획을 사람들이 알아봐 줄 때 기쁨을 느낀다. 가장 보람찼던 순간은 충주시민들이 충주 인지도가 높아진 것을 체감하고 기뻐했을 때다. 스스로 이루고자 했던 홍보 목표가 이뤄진 것 같아 보람찼다.”

 

- 차후 목표가 있는가.
“하루살이처럼 콘텐츠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미래의 계획까지 그리고 있지는 않다. 다만 유튜브에서는 이미 성과를 거두었기에 이젠 공무원 최초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보고 싶다.”

 

- [공/통/질/문] 마지막까지 자신과 함께하고 싶은 것은.
“가족과 함께하고 싶다. 인생에서 쉼 없이 달려가고 있지만 결국 내 곁에 있는 가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이 글을 읽을 대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는 아무 능력이 없고 평범한 동사무소 공무원이었다. 32살의 늦은 나이에 유튜브로 주목 받게 될 줄은 나조차 몰랐다. 무엇이든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포기하지 말고 도전해 보길 바란다.”

 

이제 충주시를 떠올리면 사과 다음으로 충주시 홍보맨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충주시의 유쾌하고 깨어있는 이미지를 구축한 것은 김 주무관의 과감한 도전의 결과다. 도전에는 정도(正道)가 없다. 우리도 각자 바라는 것을 이루기 위해선 과감해져야 한다. 우리가 가는 그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송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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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ooyeon@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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