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두려운 학생들… 음식점 20곳 중 12곳 가격 올라
밥이 두려운 학생들… 음식점 20곳 중 12곳 가격 올라
  • 구예승·이다경 기자
  • 승인 2023.03.21 16:53
  • 호수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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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기획 2. 고물가시대 식비 상승

밥값 500원 최대 3000원 인상 돼… 학생들 ‘울상’
음식점 “최소한으로 올렸지만 물가 상승 버거워”
일러스트 김민서 기자
일러스트 김민서 기자

 

학창 시절 학교 앞에서 500원, 1000원이면 먹을 수 있던 떡볶이를 기억하는가. 떡볶이는 우리에게 친근한 음식 중 하나다. 그러나 현재 떡볶이의 가격대는 4천 원에서 2만 원대까지 형성됐다. 본지는 1500호 주거비 상승 기획에 이어 식비 상승에 대해 취재해 봤다.

 

대학가도 피하지 못한 식비 인상
통계청의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와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떡볶이, 김밥, 라면 등  학생들이 비교적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던 분식의 물가는 모두 전년 동월 대비 10% 대의 상승을 보였다. 특히 자취생활의 필수품인 가공식품의 경우 10.4%, 전체 외식비는 7.5%가 상승했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 주변의 상황은 어떨까. 양 캠퍼스 주변의 상권을 각각 조사해본 결과, 20곳 중 12곳(죽전캠 10곳 중 7곳, 천안캠 10곳 중 5곳)이 가격을 인상했다. 가격을 올린 식당의 경우 500원에서 3000원의 상승세를 보였다.

 


죽전캠 주변 식당인 ‘선영이네 김치짜글이 전문점’ 사장은 “재료비뿐 아니라 인건비, 세금 등 전반적인 비용이 상승하면서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며 “상승 폭이 가격 인상 폭에 비해 커 1000원 인상을 하더라도 식당 운영에 어려움이 있지만 학생들이 자주 찾기에 더 이상 인상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한 천안캠 앞 빵집인 ‘수빵소’ 사장 이정훈씨는 “인건비가 오르고, 재료비도 전년 대비 40%나 상승해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역시 100원과 200원 사이의 상승으로, 대학 주변 상권의 경우 물가 상승에 대학생들을 생각해 최소한의 가격 인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학생들의 식비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외식비를 동반한 전체적인 식품의 값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집을 떠나 자취를 하는 대학생들은 물가 상승의 여파를  더 크게 체감하고 있다. 최소현(문예창작2)씨는 “최근에 자취를 시작해 직접 장을 보게 됐는데, 예전에는 1300원 정도 하는 우유가 1900원, 2300원으로 계속 상승하고 있어 놀랐다”며 “작물 생산 저하로 인해 물가 상승이 따라오는 현실은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일이지만, 스스로 돈을 벌어 생활해야 하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주거비와 식비 등 대학생들의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의 물가가 상승하게 되는 원인과 해결책은 무엇일까. 이를 살펴보기 위해 본지는 서문석(경제)교수에게 자문을 구했다. 서 교수는 시장에 화폐가 지나치게 많이 공급돼 화폐의 가치가 계속해 하락하기 때문에 물가가 오른다며,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의 위축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금융당국이 유례 없을 정도로 통화량을 늘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학생 지갑 부담 줄여줄 정책 절실
이어 그는 “코로나19로부터 서서히 벗어나면서 경제가 다시 활성화되기 시작하자 전체적으로 수요가 확대됐고, 전쟁 등으로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불안해지고 공급망 차질이 발생해 공급이 위축되면서 물가가 급속하게 상승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올해는 그 영향을 받아 모든 분야로 물가 인상이 확산해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수준은 더욱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국에서는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임금인상이 동반되지 않아 실질소득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기에 대학생들의 어려움도 더욱 가중될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서 교수는 물가 인상을 억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금리를 올리고, 통화량과 정부의 지출을 줄이면서 조세를 높이는 긴축적 재정금융정책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와 같이 물가 상승 억제만을 위한 정책은 경제를 더 안 좋게 만들 가능성이 있어 위험하며, 자칫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본격화되면 정책적 해결책을 찾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물가 상승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국제경제가 먼저 호전돼야 하겠지만 국내적으로도 경제 상황의 변화에 대한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책을 통해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정부는 서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물품에 가격통제를 하며 현 상황을 다루고 있다. 물가 상승세가 전반적으로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생활에 필수적인 주거비, 식비, 공공요금 등은 계속해서 상승해 학생들은 이를 크게 체감하고 있었다.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고물가 시대를 하루빨리 탈피하고 다시 물가와 경제가 안정을 찾는 날이 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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