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묵처방-이 재 동 교수
백묵처방-이 재 동 교수
  • 이재동
  • 승인 2004.04.22 00:20
  • 호수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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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컴퓨터학부/컴퓨터과학전공>

유비쿼터스 사회를 대비한 우리의 역할


세계는 지금 유비쿼터스 열풍에 휩싸여있다. 여기서 유비쿼터스란 단어는 바로 21세기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여겨지는 신개념의 IT 기술을 말한다.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들은 유비쿼터스 시대를 맞이하느라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비쿼터스 혁명은 새로운 지식정보국가 건설과 자국의 정보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패러다임이라는 인식 하에 미국, 일본, 유럽의 정부뿐만 아니라 이들 국가들의 기업과 주요 연구소들이 유비쿼터스 관련 기술을 앞 다투어 개발하고 있다.
유비쿼터스(Ubiquitous)란 말은 라틴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도처에 있다”,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라는 의미이다. 이 용어는 일반적으로 물, 공기처럼 도처에 편재해 있는 자연자원이나 종교적으로는 신이 언제 어디서나 시공을 초월해 존재한다는 것을 상징할 때 이용한 것으로, 언제 어디서든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즉, 가전기기뿐만 아니라 모든 물체에 컴퓨터가 내장돼 상호 통신이 가능한 환경으로 유비쿼터스 환경에서는 컴퓨터가 하나의 “도구“에서 “환경“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물과 환경에 극소형의 컴퓨터를 심어서(embedding) 이들을 지능화시켜야 한다. 이렇게되면 사물의 일부가 된 컴퓨터들은 주변 공간의 상황(context)을 인식하여 컴퓨터가 스스로 서비스를 변화시키고 바뀐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생활속에서 예를 들어보면, 세탁기가 세탁물의 양이나 종류에 따라 스스로 세탁 정도를 한다든지, 인터넷 전자레인지는 식료품을 전자레인지에 집어넣기만 하면 스스로 식료품에 걸맞는 조리 방법을 검색하고, 필요시 인터넷에서 요리법을 다운로드해 자동으로 조리해 주는 서비스 등이 있다.
이러한 유비쿼터스 사회가 어느날 갑자기 우리들 앞에 도래하지 않는다. 유비쿼터스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을 해나가야 하는가 ? 아마도 다음의 3가지 흐름이 동시에 준비되고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기술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선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각종 기술이 향후 수년내에 모두 개발되어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정부 주도하에 각종 프로젝트별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재 기술력을 갖춘 연구기관(ETRI, 전자부품연구원 등)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함께 공동으로 연구, 개발을 하고 있다. 국내 유비쿼터스 관련 프로젝트는 주요 핵심 기술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특히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분야가 임베디드 기술,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SoC(System on Chip) 및 IPv6 기술이다. 임베디드 기술은 유비쿼터스 생활 속 모든 사물에 칩이나 센서등들 내장시켜 외견상 컴퓨터가 보이지 않으면서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단말기를 소형화하고 다양한 형태를 갖도록 하는 기술을 말하며, 전자태그라 불리는 RFID는 컴퓨터 본체에서부터 일상적인 물건(핸드폰,신발,옷,가방,가전제품 등)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새로운 차원의 스마트 서비스와 유비쿼터스 상거래를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이다. SoC 기술은 하나의 칩(반도체)안에 여러 기능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응집하는 기술이며, IPv6 기술은 현행 IP 주소의 고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기기에 한개씩의 IP가 배정돼 네트워크와의 원활한 연결성을 보장하는 기술이다. 이외에 디바이스기술, 네트워크 기술, 인터페이스 기술 및 애플리케이션 기술 등에 대한 연구, 개발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정부나 연구기관에서 유비쿼터스 시대 맞이에 분주한 반면 기업들의 체계적이며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둘째, 인프라 정비기술이다. 기술의 등장과 함께 인프라 정비도 조금씩 진행되리라 예상된다. 인프라 정비는 비즈니스, 즉 사업성만을 염두에 두고서는 추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공공사업으로 정부가 적극 뛰어들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정부가 선행 투자를 하면 민간부문도 차례로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셋째, 국민적인 관심과 공감대가 필요하며, 학교 차원의 교육과 보급의 확산이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본격적인 보급은 이를 활용할 해독력의 교양이 필요하기 때문에 교육 효과가 사회 전반에 퍼질 즈음에 이런 환경이 구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부터 유비쿼터스 관련 교육을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다.
지금 세계는 얼마나 빨리 변하고 있는가 ? 우리는 현재 무한 속도 경쟁의 시대에 살고 있다. 판단이 늦으면 기회의 싹조차 생기지 않는다. 우리가 유비쿼터스 시대에 진정한 IT강국에 되기 위해서는 분명 우리는 변해야한다. 변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제자리 걸음을 해야하고, 그 다음에는 뒤떨어지며, 그리고 나중에는 아주 주저앉게 된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우리가 이러한 변화에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빨리 적응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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