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S(기독교복음선교회)와의 싸움에 감시의 눈초리 거두지 말아달라"
“JMS(기독교복음선교회)와의 싸움에 감시의 눈초리 거두지 말아달라"
  • 취재팀
  • 승인 2023.04.04 14:28
  • 호수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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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대학교 수학과 김도형(51) 교수
“정명석 ‘악행’ 잊히지가 않았다
별 말 안해준 대학에게 고마워
이젠 연구와 강의에 충실하고파”
출처: 국민일보
출처: 국민일보

종교의 자유는 헌법 제20조에서 보장하는 인간의 권리이다. 그러나 그 뒤에 숨어 범죄 행각을 일삼는 ‘사이비 범죄 집단’은 사회에 악영향을 미친다. 여기 오랜 시간 사이비 범죄 집단 ‘기독교복음선교회(JMS)’와 맞서 싸운 투사가 있다. 최근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우리 대학 수학과 김도형(51) 교수를 만나봤다.

 

- 최근 반(反) JMS 활동가로의 삶이 조명받고 있는데, 단국대학교 교수로서는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교수의 본분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강의는 빠짐없이 하고 있다. 연구와 대학원생 세미나도 진행하면서 조금 바쁘게 지내는 중이다.” 

 

- 교수를 직업으로 갖게 된 계기와 우리 대학에 재임한 시기는.
“2011년 3월에 왔고, 올해 3월에 정교수로 승진했다. 교수가 좋은 건 자기 분야의 연구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미분 기하학 중에서도 로렌츠(모든 관성계에서 광속 c가 동일한 값을 가진다고 가정하는 수식)를 전공하고 있다. 특히 수학은 우리나라에 연구소가 많지 않고, 박사 학위 취득 후에도 계속 공부하기가 쉽지 않다. 교수가 되면 이런 공부를 계속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 우리 대학 교수로 재임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2012년 전공 세미나(現 취창업 세미나) 과목을 맡은 적이 있었다. 수학과 학부 학생들 대상으로 이론 세미나를 해야 하는데, 교과목도 따라가기 힘든 상황에서 세미나를 또 하면 너무 힘들어할 것 같아 고민했다. 다행히 당시 총장님께 ‘학생들과 밀접한 활동을 하라’는 말을 듣고 학생들과 자주 함께 어울렸던 게 기억에 남는다.”

 

- 최근 ‘나는 신이다’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반(反) JMS 활동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해당 활동은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시작했나.
“1995년에 여자친구를 따라 3개월간 JMS를 다닌 적이 있다. 그때도 교회에 대한 의문을 많이 제기해서 여자 전도사가 나를 전담으로 맡기도 했다. 나중에는 나와 여자친구, 전도사 모두 교회에서 탈퇴했다. 그 3개월 동안 내부 자료를 빼돌려 전문 연구소에 전달했더니 사건이 기사화가 됐다. 그 뒤로 활동을 그만두려고 했는데. 정명석(교주)의 성범죄가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라는 걸 알게 됐다. 그 후부터 정명석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가족들까지 위협과 협박을 당하다 보니 활동을 이어 나가기가 굉장히 두려웠을 것 같다. 두려움을 견뎌내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는지.
“간단하게 말하자면 성질이 더럽다. 그 악행을 보고 계속 화가 났다. 잊히지가 않았다. 직접 JMS에 전화를 걸거나 찾아간 적도 많았다.”

 

- ‘나는 신이다’ 다큐멘터리에서의 폭로가 화제가 됐다. 다큐멘터리의 파급력에 대해 실감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길 가면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다. 마스크 의무가 해제됐지만 나는 마스크를 더 쓰고 다녀야 한다(웃음). 아는 체를 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며 시치미를 떼기도 한다.”

 

- 여러 미디어에 출연하면서 사이비 교회 신도들이 우리 주변에 있음을 피력했다. 대학생이 특히 주의해야 할 점에는 무엇이 있는가.
“우선 대학교에서 종교적인 이유로 접근하는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 사람을 서로 못 믿는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사이비 신도들은 언제든지 학생들을 포섭할 준비가 돼 있으니 경계해야 한다.”

 

- 한때 천안캠 정문에서 JMS 신도의 팻말 시위가 이뤄진 적이 있다. 이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내가 대학원에 다닐 때도 30여명 정도가 카이스트로 찾아온 적이 있다. 그때에 비하면 점잖아졌다는 생각도 했다. 시위하는 사람들을 봤는데, 꼭 여자가 오더라. 나를 치정 싸움이나 여자 문제에 얽힌 인간으로 만들어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보였다. 팻말에 아프다고 적혀 있으니 ‘근처에 있는 단대 병원으로 가시라’고 했다. 

 

- 이러한 활동에 대해 학교에서 별다른 얘기를 하진 않았는가.
“정문에서 시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JMS에서 고소장을 보내기도 했는데, 이걸 나뿐만 아니라 총장님과 학장님께도 보냈다. ‘정말 할 수 있는 걸 다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일들에 대해 학교가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 ‘나는 신이다’ 방영 이후, 사이비 종교를 향한 국민의 경각심이 많이 올라갔다. 
“나도 TV에서 사이비 종교를 보면 어떤 사람이 저런 걸 믿나 싶었고, 다른 세상 얘기 같았다. 우리 생활에 이렇게 가깝게 침투해 있다는 건 상상도 하지 못했다. 사이비 종교가 먼 곳에 있지 않다는 걸 알고 많은 사람이 방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다큐멘터리 이후 수많은 사람이 응원을 보내주고 있다. 응원을 보내는 이들에게 한마디를 전한다면.
“감사하다. 그리고 이 사태가 완전히 정리될 때까지 계속 관심 가져주시고, 감시의 눈초리를 거두지 말아 달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 강의를 하고 있는 김도형 교수의 사진이다. 출처 :  KOCW
▲ 강의를 하고 있는 김도형 교수의 사진이다. 출처 : KOCW

- 교수 김도형으로서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나는 정명석이 감옥에 있던 10년이 가장 행복했다. 걱정 없이 내 공부만 할 수 있었다. 정명석이 감옥에서 나오기 전에 정교수 전환을 위한 연구 실적을 다 채워둘 정도였다. 정명석을 감옥에 보내면 다시는 내 인생에서 싸움은 없다. 마음껏 내 일상생활에 충실해서 연구만 하면서 살고 싶다.”

 

- 이 글을 읽을 대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학생이 학교를 졸업하면 대부분 사회의 첫발을 내딛게 된다. 지금은 학생이 반, 성인으로서의 삶이 반이고, 사회로 내던져질 준비를 하는 시기다. 자기 자신을 잘 통제할 수 있는 훈련을 하면서 절대로 시간 낭비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어영부영 보내는 시간이 제일 아깝다. 나는 이상한 싸움을 하느라고 젊은 시절을 다 날렸다. 시간을 그냥 보내지 말고 무엇을 해도 열심히 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젊은 시절을 싸움에 바친 투사의 삶은 한 사회의 무관심을 분노로 바꾸는 데 크게 일조했다. 낭비라고 하기엔 너무도 가치 있는 삶이었다. 그의 말처럼 그저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고 열정적인 의지와 투지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면, 우리의 삶도 그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인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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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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