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대학은 아침 천원 학식… 우리는 왜 안 하나요”
“다른 대학은 아침 천원 학식… 우리는 왜 안 하나요”
  • 송주연·이용현 기자
  • 승인 2023.04.04 15:25
  • 호수 15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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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연세대 정부 보조 받아, 우리 대학은 신청조차 안 해
업체 “고물가에 가격 부담 커”
학교 “종합개선 대책 세울 터”

 

학생식당 불만 많다에서 계속 

 

우리 대학의 학생식당(이하 학식) 운영구조는 학교가 교내 식당의 조건과 환경에 맞춰 운영할 수 있는 업체를 입찰로 선정하고 계약하는 방식이다. 학교는 업체와 계약할 때 학식의 취지에 맞게 단가를 정하고 업체에서는 계약한 단가에 맞는 식단을 편성한다. 입점 이후 시설 개선과 관리에 대한 학생들의 민원은 학식 입점 업체와 학교에 접수된다. 물가 상승에 따른 학생식당 가격 인상을 막고자 우리 대학은 입점 업체에 수도세, 전기세 등의 공공요금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 학식 지원 예산은 편성되지 않는다. 


학생들의 ‘학식 가격 인하’ 요구에 대해 양 캠퍼스 총무(인사)팀 관계자는 “학생자치기구와 교직원 등 학교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참여한 품평회를 통해 단가를 확정한다. 현재, 고물가로 인해 단가를 올려달라는 업체 측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학식임을 고려해 합의점으로써 가격을 동결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음식의 질적 개선에 대해 죽전캠 학식 관계자는 “가격이 높을수록 좋은 재료로 식단을 구성할 수 있으나, 그만큼 학생들의 부담이 높아지기에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천안캠 학생식당 관계자는 “반찬, 식자재비에 대한 학교에 지원이 없기 때문에 업체 입장에서는 식단의 가격을 올려 음식의 질을 향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한식 A코스 5500원, 특식 B·C코스 6000원의 메뉴를 운영하는 혜당관 학생식당에서 학생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 한식 A코스 5500원, 특식 B·C코스 6000원의 메뉴를 운영하는 혜당관 학생식당에서 학생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결국 학식 식단의 가격 인하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음식의 질적 개선을 위해선 식단의 단가를 높이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생들을 위해 정부에서 정책을 내놨다. 바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다. 2017년부터 시작된 ‘천원의 아침밥’은 대학생 식비 부담을 덜기 위해 아침 식사를 1000원에 제공하는 정부 사업이다. 1끼 평균 예산 4000원으로 학생이 1000원을 부담하면 정부가 1000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금액을 학교 예산으로 지원하는 구조이다. 


위 사업 참여 여부에 대해 죽전캠 총무인사팀 관계자는 “코로나19 전에는 해당 사업에 관련된 공문을 전달받았으나 최근 진행된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대해선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천안캠 총무팀 관계자는 “현재 사업 신청 기간이 지났고, 현재 입점 업체도 위탁 운영 방식이기에 절차와 방법을 고민해야 하지만 논의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양 캠퍼스 학식도 학생들의 의견을 수용하기 위한 노력을 아예 안 한 것은 아니다. 죽전캠 학식 관계자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적어 붙이도록 칠판을 배치했으며, 줄 서는 불편을 줄이고자 키오스크를 2대 추가 설치했다”고 말했다. 천안캠 학식 관계자는 “기존 교직원 식당에만 있던 고객 소리함을 학생 식당에도 추가 배치할 예정이며, 나물 종류의 반찬을 추가하고 간편하고 가성비 있는 신메뉴를 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러스트 김민서 기자
일러스트 김민서 기자

 

본지 280명 설문조사 결과
96% “학식 개선 시급하다”


그렇다면 다른 사립대학교는 학생식당을 어떻게 운영 중일까. 경희대 서울캠퍼스와 연세대 미래캠퍼스의 학식 운영 현황을 알아봤다.

 

경희대 서울캠의 학식은 좋은 맛과 낮은 가격으로 학생 만족도가 높다. 이곳은 현재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경희대 생협은 교수, 직원, 학생이 출자해 경희대 구성원의 복지 향상을 목적으로 2003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다. 경희대 생협 관계자에 따르면 “경희대 생협은 매장 사업(▲식당 ▲서점 ▲매점 ▲커피점 등)을 통해 발생한 수익을 구성원들에게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더 저렴하고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경희대 학식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500원 인상에도 불구하고 교직원 식당 7000원, 학생식당 4800~6000원 사이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연세대 미래캠의 경우, 캠퍼스 내 식당 세 곳을 운영 중이며 식사 메뉴는 4000~8000원으로 구성돼있다. 연세대 미래캠 관계자는 위탁업체의 원가 부담을 줄이고 음식 가격 인상을 막고자 식당에 위치한 주방 기구와 기자재를 교비 예산으로 구입하고 유지, 보수해 위탁업체가 최소한의 투자로 식당을 운영하도록 보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희대 서울캠과 연세대 미래캠 모두 물가 인상에 따른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고자 농림축산식품부와 대학이 협업해 진행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경희대의 경우 국가 1000원 지원, 대학 1500원 지원, 생협 500원의 예산이 투입해 학생들이 1000원으로 아침을 먹도록 하고 있으며 연세대 미래캠 또한 물가 인상에 따른 학생들의 생활비 부담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예산을 미리 준비했다. 이후 식당 위탁업체와 협의를 마친 뒤 올해부터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전국 41개의 대학이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예산을 투입하고 있고, 많은 인기와 수요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월 30일 아침밥 사업에 대한 예산을 2배 확장하고 지원 대상을 기존 69만 명에서 150만 명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다양한 학생들의 혜택을 위해 추후 공고를 내 추가 참여 대학을 모집할 예정이다. 


이처럼 많은 대학이 자체 예산을 투입해 학생 복지에 힘을 쏟고 있지만 우리 대학 참여는 미비한 수준이다. 학생 복지를 위한 학생 식당 개선과 정부와 협력 사업 참여에 대해 양 캠퍼스 총무(인사)팀 관계자는 “사업에 대해 알아보고 다른 대학들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개선의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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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 2023-04-05 23:24:17
매년하고 있는 정부사업인데 총무처가 코로나 지난 후라 몰랐다는게 말인지 방구인지. 정말이면 스스로 무능을 인정한 꼴이고 거짓이면 파렴치하네요. 일 좀 합시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