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 신동길 편집장
  • 승인 2023.05.09 14:48
  • 호수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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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고사 이후 밀린 과제를 하다가 문득 밖을 바라봤다. 만개한 아카시아 꽃이 5월임을 알리는 것 같았다. 5월이 왔다는 사실을 인지하니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들이 있었다. 바로 ‘가족'이다.


◇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부부의날이 있는 5월은 ‘가정의달'이라고도 불린다. 그 이름의 유래는 멀지 않은 과거에 있다. 1993년 UN이 5월15일을 ‘세계 가정의 날'로 지정했고, 우리나라에도 가족과 관련된 기념일들이 대부분 5월에 있어 자연스레 가정의달이 된 것이다.


◇ 이번 발행을 준비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냈다. 어렸을 때부터 늘 함께해왔기에 함께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꼈다. 언젠간 이별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그 시간이 다가오니 실감이 잘 나지 않았다. 지금도 내 옆에서 꼬깃꼬깃한 만원 석 장을 손에 꼭 쥐어주실 것만 같다.


◇ 받은 건 정말 많은데, 막상 돌려드린 건 없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 빈소에서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제와서 뭔 소용이겠냐만은 조금이나마 더 함께 있고 싶었다. 그렇게 사흘 내내 빈소를 지켰다. 


◇ 중간중간 인자하게 웃고 계신 영정사진을 볼 때마다 자동으로 혼잣말이 나왔다. 생전엔 낯 부끄럽다는 이유로 거의 하지 않았던 ‘고맙다', ‘사랑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살아계실 적 그런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한 내가 너무 부끄러웠다.


◇ 지금도 미처 전하지 못한 말들이 머리를 맴돈다. 이 글을 읽는 그대도 혹시 마음 속에만 담아놨던 말들이 있다면 그 마음을 표현해보는 건 어떨까. 잠시 부끄러울 순 있어도 내 말을 듣고 환히 웃는 가족들의 모습은 기억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5월은 마음을 전하기 가장 좋은 시기이지 않는가. 

신동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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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gshin2271@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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