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언론, 그 이름의 무게
대학 언론, 그 이름의 무게
  • 신동길 편집장
  • 승인 2023.06.02 17:25
  • 호수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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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대학 언론과 관련한 인터뷰 제의가 들어왔다. 질문을 읽다가 ‘대학 언론이 대학의 공동체 미디어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이 뇌리에 박혔다. 


◇ ‘당연히 가능하지’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대답을 쓰려니 선뜻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대학 언론인의 일원으로 우리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답을 적었다.


◇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해답은 그 이름에서 찾을 수 있다. 대학 언론, 즉 ‘言論’이다. 뜻 그대로 독자들이 ‘말’하고 ‘논’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조성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그리고 그 공론장 안에 새로운 이슈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 ‘대학 언론’이라는 명칭 아래 서로 다른 형식의 수많은 매체가 한데 묶인다. 그러나 앞서 말한 역할보단 독자의 흥미를 끌거나 재미만 추구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곳이 적지 않다. 우린 그걸 언론이라 부르지 않는다. 그런 콘텐츠만 만들면서 어떻게 ‘언론’이라는 말을 떳떳하게 붙일 수 있을 텐가.


◇ 언론을 이르는 또 다른 말인 ‘Press’에도 언론의 역할이 드러나 있다. 대상이 대학 당국이든지, 총학생회든지 간에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꼬집고 ‘압박’하며 더 나은 대학 사회를 만드는 게 우리의 일이다. 취재가 어렵고, 내가 힘들다고해서 학생들의 불편을 좌시하는 건 대학 언론인의 자세가 아니다.


◇ 2년 6개월 동안 ‘대학 언론인’으로 지내며 기쁘고 뿌듯하기도 했지만, 무력함과 좌절을 겪을 때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저앉을 순 없었다. 우리가 멈추는 순간 대학 민주주의도 함께 멈추기 때문이다.


◇ 그래서 우리는 묵묵히 우리의 길을 걸어가야만 한다. 언젠가 대학 공동체가 우리의 목소리에 주목하고, 학생 사회가 발전하는 날이 오지 않겠나. 아니, 반드시 올 것이다.

신동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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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gshin2271@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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