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공 : 러시아어
■ 복수전공 : 경영
■ 최종학점 : 3.6
■ 취업준비기간 : 6개월
■ 주요 자격증 : X
■ 취업 강점 : 서비스직 경력
“지금 열차가 도착하고 있습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안전선 밖으로 한걸음 물러서 주시기를 바랍니다.” 철도는 한 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시민의 발이 돼주며 일상을 같이했다. 대한민국 철도의 주축인 ‘코레일관광개발’의 KTX는 전국을 2시간대 생활권으로 만들고 있다. KTX 누적 이용객 수도 개통 20년 만인 올해 10억 명을 넘어섰다. 즉, 5000만 국민이 한 사람당 스무 번 이상 KTX를 탄 것이다. 국민에게 사랑받는 철도, ‘사람 중심의 안전’의 최일선에 있는 문정환(러시아어·21졸) 동문을 만났다.
코로나19가 만든 열차 승무원 취업
문 동문은 ‘코레일관광개발’에서 열차 승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의 꿈은 원래 열차 승무원이 아니었다. 26살 당시, 항공사 승무원을 목표로 우리 대학 러시아어 전공에 편입했지만, 졸업이 얼마 남지 않은 2019년 12월에 코로나19로 항공업계의 불황이 시작됐다.
항공업계 불황이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 속에서,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열차 승무원 계약직 채용 공고였다. 그는 항공사 승무원을 위한 경력 쌓기로 ‘코레일관광개발’의 열차 승무원 계약직에 지원했다. 합격 후 열차 승무원으로 근무하던 문 동문은 욕심이 생겼다. ‘코레일관광개발’의 정규직 사원이 되는 것이었다. 그는 계약직 근무 중 정규직 면접을 통해 정식 입사 후 2024년 현재까지 일하고 있다.
급변하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면접 준비도 순탄치 않았다. 지원은 2020년 하반기였지만 입사는 2021년도에 하게 됐는데, 1차 서류 합격 후 코로나19가 악화돼 면접이 무기한 보류됐기 때문이다. 결국 2021년이 돼서야 면접을 보게 됐다. 면접이 미뤄지자 낙담 대신 자기 계발을 택했다. ‘채용 꿀팁’을 정리해 둔 유튜브를 정독하고 1일 스터디를 하며 면접을 준비했다.
신입사원 대부분 경력자
문 동문은 입사에 가장 도움이 된 것은 ‘동종업계 경력’이라고 밝혔다. 서비스 업종은 승객을 응대하며 맞닥뜨리는 여러 상황에 유연한 대처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입사한 신입사원들 또한 1년 이상 서비스 관광 업계에 종사했던 경력자들이었다. 그 또한 입사 전 인터파크 전화 상담직으로 일하며 경력을 쌓았다. 그는 “상담직으로 일하며 매니저, 손님과의 갈등을 자신의 힘으로 극복한 사실이 자신감을 얻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레일관광개발’ 채용에 대해 “시험이 따로 없고 이미지 메이킹과 자기소개서로만 채용을 판단하다 보니 경력 사항을 더 중점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문 동문 본인도 자격증이나 대외 활동보다는 동종업계의 경력만으로 입사했다.
평범한 내 이야기를 특별하게
자기소개서에 대해서는 “첨삭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가 두 번의 서류 심사를 거치며 느낀 점은 첨삭을 받으면 문장이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또 “자기소개서도 결국 사람이 읽는 것이다 보니 감성적이고, 꾸밈없이 가득 채워서 쓰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입사 시 제출했던 자기소개서를 다시 보니, 그저 평범했던 일들이 특별한 아이템이 됐다”고 말했다. 본인이 편입했다는 사실과 다양한 서비스 업계에서 일해봤다는 경력이 자기소개서 속에서 신선하고 좋은 부분이 됐다며 “평상시에 거창하지 않아도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업무가 모두 감정노동이기 때문에 번아웃이 자주 오고 회의감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의감이 들 때면 회사 내에서 자신의 미래를 그려본다고 밝혔다. 10년 후와 같은 막연한 미래보다는 당장 2년 후 목표를 떠올리는 것이다. “승무원으로 안주하지 않고 승무원을 관리하고 채용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공부해 보고 싶다.” 그는 계약직 채용 준비 과정에서 정규직을 목표로, 정규직 채용 자기소개서에는 2년 안에 사내 멘토링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취업 준비에 뛰어든 후배들에게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면 좋겠다.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나의 삶은 이랬고, 이 사람은 이 직종과 관련된 부분을 진심으로 대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또 “항공사 승무원을 포기하기까지 정말 힘들었지만, 현재 코레일에서 근무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인정도 많이 받고 좋은 인연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목표에 다다르지 못해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 자신의 탓으로 돌리기보다 자연스럽게 다음 목표로 넘어가면 된다”고 말했다.
- 회사 소개 부탁한다.
“철도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공공기관이다. 크게는 열차 승무, 관광 상품 기획·개발·판매가 있다. 정동진 레일바이크, 기차마을과 같은 테마파크 산업도 같이 하고 있다.”
- 무슨 업무를 하는지.
“용산 지사에서 근무 중인데, 지사마다 담당 노선이 다르다. 현재 경부선을 뺀 ▶호남선 ▶전라선 ▶강릉 ▶중앙선만 담당하고 있다. 출근 후 동료 승무원들과의 미팅에서 열차가 만석인지, 열차의 상태가 어떤지 등 특이 사항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이후 출발 전 차내 설비 등을 점검하고 고객의 승차를 준비한다.
출발 후 도움이 필요한 승객을 돕고 안전을 관리하는 열차 팀장과 함께 안전 관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승객들이 놓고 간 물건들을 관리하고 역과 소통하는 일을 하고 있다.”
- 채용 과정의 1차와 2차 관문은 어떤지.
“채용 과정 중 NCS가 없어서 1차 서류 평가, 2차 면접 평가가 끝이다. 처음 일하게 됐던 계약직은 육아 휴직 대체자 승무원으로 2년 동안 근무했다. 이 계약 만료 전 정규직 승무원 채용이 공고돼 면접을 보고 합격했다. 외부 면접관은 반드시 참석하고, 다수 대 다수 면접이다. 서류 합격률이 정말 낮다고 하니 자기소개서를 신경 써서 준비하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 회사 복지는 어떤가.
“공공기관이라 큰 복지는 없다. 하지만 여성 비율이 높은 회사이다 보니 여성 복지가 좋다. 육아 휴직이 자유롭게 최대 3년까지 가능하고, 한 달을 통으로 쉴 수 있는 휴가도 나온다.”
-연봉은 어떻게 책정됐는지.
“채용 공고에 기재돼 있듯 2800만원 정도다. 승무 수당이나 성과금 등을 더하면 더 높게 측정된다.”
손유진 기자 newjeanson@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