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대학, 우물 안 개구리 안 된다
글로컬대학, 우물 안 개구리 안 된다
  • 단대신문
  • 승인 2024.05.28 14:31
  • 호수 15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민국 고등교육은 중대한 전환점(critical juncture)에 직면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글로벌 대학 사회의 급속한 변화는 국내 대학에 강렬한 변혁을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지식사회가 디지털로 연결된 ‘초연결 혁명의 시대’로 전환하면서 보편성(universality)과 탁월성(distinctiveness)을 갖춘 대학 교육의 공존과 조화는 필수다. 그런 문명사적 전환은 ‘죽음의 계곡’이라고까지 불린다. 그 계곡을 넘지 못하는 대학은 존재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대학도 그런 변혁의 당위성을 절감한다. 각 대학은 학문 단위 조정, 디지털 캠퍼스 구축, 외국인 유학생 유치, 글로벌화를 통해 ‘교육 생태계’를 바꾸려 애쓴다. 윤석열 정부도 ‘지역’과 ‘탈(脫)규제’를 키워드로 혁신을 꾀하고 있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글로컬대학 30’ 프로젝트다. 교육부는 전국의 대학 30곳을 글로컬대학으로 지정해 연간 200억씩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작년에는 1차로 13곳을 지정했고, 올봄에는 33곳을 예비 지정했다. 교육부는 오는 8월 33곳 중 10곳을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 사업이 국립대 위주로 진행되는 데다 사립대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국립대에 겹겹의 혜택을 주고, 국내 고등교육의 80%를 담당하는 사립대에 대한 홀대가 여전하다. 대학 간 통합이 주요 심사 대상이고 일부 예비 지정대학 중에는 신입생을 못 채우거나 교비를 빼돌린 곳도 있다. 사업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우리 대학처럼 용인과 천안에 캠퍼스를 둔 ‘원 유니버시티, 투 캠퍼스’ 체제의 대학이 1, 2차 글로컬대학 사업 대상에서 빠진 것은 큰 문제다. 단국대는 지식사회 변화를 이끄는 능동적인 커리큘럼을 도입해 보편성과 탁월성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국내 대학가에 모델이 될 인공지능(AI) 캠퍼스를 구축하고, 반도체·바이오헬스·수소에너지 등 특성화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특히 전 과목 영어강의를 포함한 프리무스 국제대학을 설립한 것은 오는 11월 창학 77주년을 맞는 우리 대학 글로벌화의 상징이다.

 

그럼에도 교육부가 우리 대학을 수도권 굴레에 묶어 사업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유감이다. 국내 고등교육이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려면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이 시급하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아버스만 교수가 “역사학과 심리학은 7년, 수학과 경제학은 14년, 물리학은 13년의 지식 반감기가 있다”라고 설파했듯 ‘지식의 유통기한’은 갈수록 짧아진다.

 

그런 상황에서 교육부가 글로컬 사업을 캠퍼스별 특성화가 아닌 지역별 나눠주기에 집착하면 대학은 결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내년 3차 글로컬대학 선정 때에는 그 대상을 확대한다니 엄중히 지켜볼 일이다.

단대신문
단대신문 다른기사 보기

 dkdds@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