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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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종원
  • 승인 2004.05.26 00:20
  • 호수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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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선동렬, 이종범 선수


프로야구, 한화의 김창훈 송창식 현대의 오재영 그리고 한화 타자 최진행의 공통점은 뭘까?
야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어렵지않게 그들이 올해 데뷔한 고졸선수 라는 것을 알수 있을 것이다. 세광고 출신 한화의 19살 새내기 우완 송창식은 시속 140㎞ 후반의 묵직한 직구를 앞세워 3승을 수확했고 거액 계약금을 받고 들어온 동갑내기 김창훈 역시 3승을 기록중이다. 청원고 출신의 현대 오재영은 신인답지 않은 침착함과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투수왕국 현대에서 당당히 4선발로 자리잡아 2승을 올렸다. 덕수정보고를 졸업한 최진행은‘3연속 경기 3점홈런’이라는 진기록을 만들었다. 겁없는 새내기들이 올시즌 프로야구를 달구고 있다.
그런가하면 한국 축구 사상 최초로 올림픽 최종예선 무실점 전승 통과의 피날레를 장식한 미드필더 김두현(22)과 골키퍼 김영광(21)역시 통진종고와 광양제철고를 졸업한후 각각 수원 삼성과 전남 드래곤즈로 직행한 선수들이다.
프로무대를 노크하는 유망주들의 연령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예년 같으면 대학졸업자중에서 신인왕이 많이 나왔지만 이제 신인왕 경쟁은 고졸선수들의 격전장이 된 느낌이며 프로축구도 마찬가지다. 대학과 고교가 분담하던 프로야구 선수 공급은 이젠 거의 고교로 일원화한 느낌이다. 스포츠서울 보도에 따르면 최근 프로 스카우트는 대학선수에게 ‘발굴’의 대상이라기보다 ‘관리’차원에서 접근한다. 쓸 만한 선수들은 이미 고교 3학년 때 지명해 뒀기 때문이다. 지명선수를 프로에 입단시키지 않고 대학에 진학시키는 경우는 ‘면밀히 지켜보겠다’는 일종의 ‘보험용’이다. 따라서 지명선수라도 결코 프로팀 입단을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두각을 나타내던 고졸선수들이 프로팀을 직행하게 된 이유는 대학졸업장보다 일찌감치 돈을 벌고 능력을 극대화 시키는 쪽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명예보다 실속을 따지는 세태로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학진학과 프로팀 진출을 놓고 고민하던 어떤 신인은 프로진출후 달라진 훈련환경과 숙소, 식사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만족을 하고 있다고 밝힌적도 있다.
당연히 이런 환경에서 고졸선수 선수 스카우트경쟁은 더욱 심화 될 수 밖에 없어 야구 축구등 이른바 인기 있는 스포츠팀을 운영하는 대학들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런 것이 추세라고 판단된다면 대학들도 선수들의 진로를 돕는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수업비중을 늘리고 어학공부나 운동 외 특기를 살리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하고 개인적인 노력도 병행 되어야 할 것이다. 프로팀 진출과 상관없이 운동선수에게 좀더 다양한 학습과 체험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지적은 자주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이제 대학경기에서 80년대의 선동열이나 이종범 90년대초의 이병규를 볼 수 없다는 것은 어쨌든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이 있었기에 고교와는 확실히 다른 경기의 재미를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올해 춘계리그에서 단국대를 정상으로 이끈 에이스 오승환과 최우수선수 정희상의 활약 등 을 볼 수 있었던 것을 큰 위안으로 삼아야 할까?
정종원<스포츠 서울 기자>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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