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대신문 모니터 - 지난호(1124호)를 읽고
단대신문 모니터 - 지난호(1124호)를 읽고
  • 박석류
  • 승인 2004.10.07 00:20
  • 호수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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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대신문 모니터 - 지난호(1124호)를 읽고

알찬 기사, 그러나 혼란한 지면

학교가 활짝 문을 열었다. 캠퍼스가 새끼 곰들의 속삭임으로 보글보글 끓기 시작했다. 특별할 것 없던 일상이 너에게로 통하면 아름다운 역사가 된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역사를 남기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알찬 목돈을 만든 일, 영어 학원을 수강한 일, 이성 친구를 사귄 일 등은 모두 한남골에 사는 새끼 곰들의 역사가 된다.
미카엘 엔데의 동화 ‘모모’를 기억하는가. 우리들의 이야기는 우리들 속에서만 오고가는 것이 아니다. 우리 주위를 감싸고 있는 학교는 거대한 모모가 된다. 한껏 털어놓고 나면 깃털같이 가벼워진다. 1124호 단대신문을 펼쳐들고 필자는 잠시 모모가 되었다. 한 동안 12면 남짓한 단대신문이 우주와 같이 느껴졌다. 시각디자인학과 동아리의 광고 공모전 수상소식에서 방학 중 새 단장을 한 학교에 관한 기사, 2005학년도 신입생을 위한 입학정보에 이르기까지 필자의 귓가에는 억 만 송이 장미꽃이 폈다.
1124호 단대신문은 어느 때보다 우리 모두에게 많은 이야기를 했다. 기쁜 소식을 널리 퍼트리기 위해, 고민을 털어놓기 위해, 위험을 알리기 위해 우리 모두는 모모가 되어야 했다.
필자는 늘 단대신문을 위해 일정 시간을 비워둔다. 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줄 시간을 언제든지 내어줄 수 있다. 그러니 성급하지 말았으면 한다. 한줄 서기를 하듯 정해진 순서대로 말을 걸었으면 한다.
이번 호 단대신문은 알찬 기사로 가득했다. 각각의 기사가 슈퍼에서 구입하는 물건이라면 하나도 빠짐없이 바구니에 담고 싶었다. 아쉬운 점은 기사수를 충당하기에는 지면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기사 하나라도 더 제공하고 싶은 기자들의 숙고가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저기 자투리 공간의 토막기사, 정렬되지 않은 지면(특히2,3면)은 혼란을 가중시켰다. 기사는 많은데 나는 어떤 기사부터 읽어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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