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특강-? 일확천금의 기대
취업특강-? 일확천금의 기대
  • 취재부
  • 승인 2004.11.07 00:20
  • 호수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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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는 비기가 아닌 기본 사항

남들만큼 노력하지 않고 특별한 행운만으로 최고의 수준에 도달하는 것은 범부들이 오랜 욕심인가 보다. 무협영화를 보면 맨날 얻어터지던 비리비리한 친구들이 아무런 노력도 없이 한 권의 숨겨진 비기를 얻고 잠깐의 연마를 통해 중원을 평정할 수 있는 필살기를 익힌다. 뭐, 이런 식의 스토리가 대부분이고 또 그런 식상한 스토리에도 매번 침을 흘리며 매료되는 게 일반적인 거 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이런 이기적인 욕심은 현실사회에도 이어져서 로또 판매장과 사설경마장으로 달려가는 발걸음으로 연결되고 있지 않은가! 또한 불로소득의 기대는 대학생활에도 여지 없이 파고 들어서 시험 기간에는 선배로부터 내려오는 비전의 족보를 구해서 달달 답을 외워서 시험장에 임한다. 뭐, 사실 그런대로 이런 과정을 통해서 적절한 수준의 결과를 얻어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태도가 면접을 준비하면서도 소위‘후기’라는 것을 인터넷에서 찾아 내고 그 게 마치 천하를 평정할 비기인냥 그 것에만 의존하여 준비하는 게 일상화 되었다는 점이다.
소위‘후기’라는 것은 필기시험이나 면접시험을 치르고 온 사람들이 인터넷에 문제를 복원하는 일종의‘정답 맞춰보기’행위였다. 인터넷이 등장한 후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공동작업을 통해서 완벽한 수준까지 복원되기 때문에 후기를 보지 않고 면접장에 가는 것은 자살행위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또 학교의 취업 센터마다 각 그룹별 면접과 대응 방식까지 자료로 만들어 학생들에게 교육하고 다음의 취업뽀개기 정도는 필참 모임이 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보기는 하되 이 것 하나는 알아둬야 한다. 학교의 교수님들이야 학생들이 어떤 족보로 공부를 하는지에 도통 관심이 없으시겠지만, 같은 값이면 좋은 물건을 구하려는 장사꾼들의 입장에서야 시중에 우리 회사에 대해서 어떤 후기가 굴러다니고 지원자들이 무엇을 보고 면접장에 들어오는 지에 대해서는 눈에 불을 켜고 혈안이 되어서 살핀다는 점 말이다.

극심한 취업전쟁이 정보싸움의 번졌기 때문에 기업입장에서는 이 놈의 후기가 심각한 골치거리로 작용한다. 우선 편법으로 익힐 수 있는 정보가 넘치기 때문에 고전적 면접 방식으로 변별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수시로 면접방식과 질문유형을 바꿔야 하는 고충을 안게 된 것이 사실이다. 인사담당자의 입장에서는 후기라는 것은 정말 짜증나는 존재가 아닐 수 없다.
또 하나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모든 사람이 다 알게 되고 나면 그 것은 이제 비기도 아니고 필살기도 아니란 점이다. 인터넷이 일상화되면서 후기는 비기(記記)가 아닌 기본사항이 되었다.
이제는 면접장에 들어온 친구들 중에 후기 한 두개 안 읽어보고 들어오는 친구가 한 명도 없다. 우리회사 핸드폰에 200만화소짜리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어서 잘 팔리고 있어도 경쟁사에서 똑같이 200만화소짜리 카메라를 장착해서 팔면 경쟁력은 상쇄된다. 그 때는 화소를 더 올리던지 아니면 MP3를 장착하던지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여전히 200만 화소 짜리에 만족하고 있으면 망할 수 밖에 없다.
이 것이 바로 공진화의 세계이고 기업경쟁의 세계이다. 경쟁자가 따라올 것을 예상해서 한 걸음 더 나가는 세계라는 의미이다.
기껏 인터넷에 돌아다녀서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후기 몇 개를 달랑 읽고 나서 세상을 이길 수 있는 비기라도 얻은 것처럼, 면접장에서 일어날 일을 다 알아버린 것처럼 득의양양하는 면접준비생에게 주는 따끔한 충고이다. 그 필살기, 당신의 경쟁자가 다 알고 있는 것이고, 기업에서는 그 방식을 폐기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제발 후기를 넘어서는 준비를 부탁한다. 또, 이런 말 한다고 후기는 읽어볼 필요가 없는 거라고 생각하고 철딱서니 없이 기본부터 챙기지 않는 사람은 제발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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