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성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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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숙이
  • 승인 2004.12.21 00:20
  • 호수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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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성웅성

맹목적 부지런함 vs 소신형 게으름

게으름에 대한 경고와 고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계속 되어 왔다. ‘아침형 인간’과 같은 맹목적 부지런함이 부추겨지는 가운데 이런 추세에 대해 반기를 들며 ‘느림의 미학’을 설파하는 ‘소신형 게으름’도 있다. 심한 게으름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며 왜 그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까?
첫째, 완벽주의형(우유부단형) 게으름증을 꼽을 수 있다. 대개 이들은 자신들의 성향 때문에 아주 치밀한 계획을 세우거나 세부적인 준비에만 급급하다가 시간을 다 허비한다. 당장 시험공부를 시작해야 하는데 멋있는 시간계획표 짜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이다.
둘째, 자기회의형 게으름증을 들 수 있다. 이들은 늘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고 스스로를 비난하기 때문에 망설이고 미루는데 능하다. “자기회의-불안-미룸-불완전합리화(다음에는 좀 더 준비해서 꼭 해야지!)-자기비난” 이라는 악순환을 계속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셋째, 수동공격형 게으름증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자신이 의존하고 있는 대상(예: 부모)에 대한 반감을 적극적으로 표출하거나 승화시키지 못하고 늘 수동적으로 표현한다. 겉으로는 공손한 것처럼 보이지만 요구되어지는 일에 대해 늘 꾸물거리고 비능률적으로 행동한다.
그런데 주의해야 할 것은 게으르다는 것이 움직이는 않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아무런 물음과 생각 없이 일상적인 생활을 바쁘게 사는 것도 삶에 대한 근본적인 게으름이다. 무릇 게으름이란 ‘움직이느냐! 움직이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중요한 일부터 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게으름을 여유라는 말로 위장하지 말아야 한다. 의외로 구분은 쉽다. 게으름은 후회를 주지만 여유는 풍요로움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황숙이<인문학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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