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성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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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안나
  • 승인 2005.03.07 00:20
  • 호수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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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이 할 수 없는 일
마음을 채우는 것은 따뜻한 정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카메라와 MP3 플레이어 기능까지 겸비한 센스있는 휴대폰들이 사랑을 받고 있다. 너도나도 만능 휴대폰을 한손에 쥐고 화려한 색상과 웅장한 벨소리를 자랑한다. 그리고 이에 비례하여 사람들의 마음은 텅텅 비어만 간다.
휴대폰이 없으면 왠지 불안하고 손에 쥐고 있다 해도 괜히 휴대폰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 우리는 벌써 휴대폰에 마음이 매여 버린 것이다. 휴대폰이 대중화 된지 불과 십년도 되지 않은 사이에 사람들은 그것에 종속되어 버렸다. 전화만 되는 줄 알았던 휴대폰에 카메라 기능과 MP3 기능은 물론 인터넷과 신용카드 기능이 부합되면서 더욱더 뗄 수 없는 사이가 돼버렸다. 휴대폰에 매여 버린 우리의 심리를 이용해 더욱더 신기하고 다양한 기능을 가진 휴대폰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비어버린 마음을 채울 수 있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도 휴대폰이 구속과 억압의 관계로 바꾸어놓고 있다. 서로에게 휴대폰으로 족쇄를 채워 두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를 구속함으로써 마음을 채우려 하는 것이다. 위치추적을 해서 서로의 위치를 확인해야 안심이 되는 사람들, 전화한통 받지 않는다고 갈라서는 연인들, 그리고 문자에 답신을 하지 않으면 씹는다는 표현을 서슴지 않는 아이들. 그 모습들 속에서 공허한 마음을 붙들고 살아가는 우리를 본다.
앞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 신기한 핸드폰들이 더 많이 등장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만능박사 같은 휴대폰이라도 끝까지 할 수 없는 일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의 마음을 채워 넣는 일이다. 사람의 마음은 차갑고 딱딱한 기계가 아니라 따뜻하고 말랑한 정으로 채워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안나<인문학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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